이태원 참사 후 우울증 앓던 소방대원, 미안하단 쪽지 남기고 일주일 넘게 실종

2025-08-17 16:24

add remove print link

인천시 남동구 서창동 한 아파트 인근서 마지막 신호 포착

이태원 참사 당시 구조 활동에 투입됐던 한 소방대원이 실종된 채 일주일 넘게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해당 소방대원은 참사 이후 우울증을 앓아왔으며 실종 전 가족과 지인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실종된 소방대원 A씨 / 연합뉴스
실종된 소방대원 A씨 / 연합뉴스

17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인천시 모 소방서에 근무하던 A(30)씨는 지난 10일부터 연락이 끊겼다.

실종 당일인 10일 오전 2시 30분경 A씨는 남인천요금소를 빠져나온 뒤 차량을 우측 갓길에 정차시킨 후 사라졌다.

그의 휴대전화 신호는 인천시 남동구 서창동에 있는 한 아파트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포착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해당 지역 일대를 중심으로 A씨의 행방을 수색하고 있지만 아직 특별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2022년 발생한 이태원 참사 현장에 지원을 나갔다가 심리적 충격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사 이후 그는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왔다.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이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사망하신 분들을 검은색 구역에서 놓는데 감당이 안 될 정도였다"며 "부모님은 제가 그 현장을 갔던 것만으로도 힘들어하시는데 희생자들의 부모님은 어떤 마음일까. '이게 진짜가 아니었으면'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종 이후 A씨의 가족은 전단을 제작해 온·오프라인을 통해 배포, 시민들에게 제보를 요청하고 있다.

A씨의 동생(26)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실종 며칠 전만 해도 형이랑 같이 운동하고 치킨도 먹고 했는데 갑자기 사라졌다"며 "빨리 돌아오길 간절히 기도할 뿐"이라고 말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