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사망자수만 3500여 명…MZ세대 사망 원인 1위 대체 뭐길래
2025-08-2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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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기준 10-30대 사망 원인 1위 자발적 선택
한국 자살률은 20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다. 국가가 자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고 있지만 자살률 감소 목표는 한번도 달성한 적 없다. 이에 따라 보다 효과적인 국가 차원의 자살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5'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자살률은 2003년 이후 OECD 국가 중 1위를 유지 중이다. 2022년 기준 국내 인구 10만명 당 자살률은 23.2명으로 OECD 회원국 자살률 평균 10.7명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인구 10만명 당 자살률이 20명을 넘는 국가는 한국과 헝가리뿐이다.

연령대별 사망 원인 순위 중 극단적 선택은 이른바 MZ세대(밀레니엄 세대와 Z세대를 합쳐 부르는 말로 1980년생~2004년생을 얘기한다) 중 집중 부분을 차지하는 10-30대 구간에서 1위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0-30대 사망원인 1위는 고의적 자해(자살)로 10대 사망자수는 370명, 20대 사망자수는 1396명, 30대 사망자수는 1735명을 기록하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사망자수도 증가해 총 3500여 명을 기록했다. 40대 사망원인에도 고의적 자해(자살)는 악성신생물 다음인 2위를 기록했으며 사망자수는 2510명으로 집계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자살률 1위가 꺾이지 않는 이유가 급격한 경제 성장에 있다고 봤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에 "우리나라 국민들은 급격한 경제 성장에서 비롯한 과도한 경쟁에 내몰렸다. 그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며 "스트레스를 완충하는 사회복지 서비스나 인적 네트워크가 부족한 실정이어서 20년 넘게 OECD 자살률 1위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이 IMF 외환위기 이후 급속한 경제 발전을 이루며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고도성장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지난 2023년 보건복지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 (2023년~2027년)을 통해 2027년까지 자살률을 3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10년 주기였던 정신건강 검진 주기를 2년으로 단축했고, 특히 자살률이 높은 청년층(만 20~34세)에 우선 도입했다. 고위험군에 대한 심리 지원 및 치료비 지원은 물론 전 국민 대상 연 1회 자살 예방 교육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지난 4차례의 정책 모두 자살률 감소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정책에서는 보다 체계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자살 예방 정책이 효과를 본 대표적인 국가다. 2006년 자살대책기본법을 제정해 자살 예방을 국가적 과제로 보고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해 자살률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핀란드도 자살의 주요 원인인 정신질환에 대한 조기 진단과 치료를 강화한 결과, 1990년대 이후 30여 년 만에 자살률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