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밀정' 아니다…광복절 연휴 31만 명 몰려 '시청률 1위' 터진 한국 영화

제80주년 광복절 연휴 기간 각 방송사가 편성한 특선영화 중 뜻밖의 작품이 시청률 정상에 올랐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대작들이 즐비한 가운데, 뮤지컬 장르 영화가 31만 명 이상의 시청자를 끌어모으며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가 집계한 8월 15일 지상파·케이블·종편 TV 시청률 조사에서 tvN이 방송한 영화 '영웅'이 시청자 수 31만 2000명을 기록하며 39위에 올랐다. 광복절 특선영화 중 공식 순위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작품이다.

같은 날 다른 방송사들이 편성한 특선영화들은 모두 순위권 밖에 머물렀다. EBS가 오후 2시 30분 방송한 '밀정'(송강호·공유 주연), SBS의 '암살'(전지현·이정재·하정우 주연), MBC의 '항거: 유관순 이야기'(김향기 주연) 등은 40위권 집계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OCN에서 방영된 '파묘'와 '오펜하이머', TV조선의 '비공식작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 지난해 1180만 관객을 동원한 '파묘'나 750만 영화 '밀정' 같은 대작들이 포함된 편성에서 327만 관객에 그친 '영웅'이 강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시청률 1위를 차지한 '영웅'은 1909년 안중근 의사가 동지들과 단지동맹을 맺고 이토 히로부미 암살 거사에 나서는 과정을 그린 뮤지컬 영화다. 정성화가 안중근 역을, 김고은이 독립군 정보원 설희 역을 맡았으며, 나문희가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로 출연했다.

작품은 안중근 의사가 가족과 동지들과 함께 조국 독립을 위해 결의를 다지고, 수많은 고난과 희생을 거쳐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는 과정을 밀도 있게 담았다. 이후 일본 법정에서 자신의 행위를 "전쟁 포로 신분의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하며 의연하게 순국하는 일대기를 뮤지컬 형식으로 구현했다.

2022년 12월 개봉한 '영웅'은 개봉 8일 차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으나, 최종적으로는 32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손익분기점 350만 명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뮤지컬 마니아와 가족 단위 관객들로부터 꾸준한 선택을 받았다.

관객들의 평가는 호의적이다. 네이버 영화에서 실관람객 평점 8.39점(10점 만점)을 기록했으며, 다음 영화에서는 9.2점을 받았다.

실제 관람객들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안중근 의사 유해를 반드시 찾아와야 합니다", "배우들 노래 왜이렇게 잘함 정성화는 물론이고 김고은 노래 대박이다", "미안합니다. 잊고 지내서. 감사합니다. 지켜주셔서. 올 연말 꼭 봐야 하는 영화" 등의 후기를 남겼다.

특히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최고의 영화였다... 뮤지컬을 워낙 좋아해서 혹시나 했는데 그 이상의 감동이었다", "120분간 스크린 속에서 펼쳐지는 웅장한 뮤지컬 영화", "진짜 감동ㅠㅠ 특히 나문희 선생님 장면에선 오열했다" 등 뮤지컬적 요소와 배우들의 연기력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올해 광복절 특선영화 편성에서는 각 방송사가 독립운동과 역사를 소재로 한 한국 영화들을 집중 편성했다. '밀정'은 1920년대 일제에 맞서 독립운동을 벌이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암투를 그린 작품이고, '암살'은 독립운동 밀정들의 암투극을 다뤘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유관순 열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비공식작전'은 1986년 레바논 주재 한국 영사관의 도재승 서기관이 베이루트에서 납치됐다가 21개월 만에 생환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OCN에서는 '파묘', '1987', '오펜하이머'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연속 편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