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 임신 로봇 출시”…중국서 발표된 '이 내용', 파장 일파만파

2025-08-1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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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경계를 넘는 혁신적 임신 로봇
인간 탄생의 미래, 로봇이 품을 수 있을까?

중국에서 인간의 임신과 출산 과정을 그대로 재현하겠다는 '임신 로봇' 개발 계획이 발표돼 파장이 일고 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최근 현지 매체 시나 테크놀로지, 콰이커지 등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열린 2025 글로벌 로봇공학 콘퍼런스에서 중국 로봇 기업 카이와의 창립자인 장치펑은 인간의 자궁을 재현한 인공 환경에서 수정부터 출산까지 가능한 로봇을 내년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로봇은 최대 10개월 동안 태아를 품을 수 있다"며 "불임 문제 해결이나 임신으로 인한 여성의 신체적 부담 경감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로봇은 인공 양수와 영양 공급관을 통해 태아가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가격은 10만 위안(한화로 약 1930만 원)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장 박사가 강조한 핵심은 인공 자궁이다. 태아는 인공 양수로 채워진 인공 자궁 안에서 성장하며 호스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그는 "인공 자궁 기술은 이미 성숙 단계에 있다”며 “이제 이를 로봇의 복부에 이식해 실제 임신 과정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공 자궁 기술은 동물 실험에서 일정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실린 2017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연구진은 임신 23주에 해당하는 새끼 양을 인공 자궁 '바이오 백'에서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 장치는 조산된 개체를 더 자라게 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에 가까웠다. 인간 수정 단계부터 완전한 임신을 가능하게 한 사례는 아직 없다.

기사 내용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다만 전문가들은 장 박사 계획이 아직 컨셉 단계에 불과하다고 본다. 인간 임신은 단순히 물리적 환경만 갖춘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다. 정밀한 호르몬 변화, 면역 반응, 모체와 태아 사이 미세한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로봇만으로 이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또한 장 박사는 구체적으로 난자와 정자가 어떻게 수정돼 인공 자궁에 착상되는지, 출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번 발표는 기술적 논란을 넘어 윤리적·법적 문제로도 확산됐다. 인간 생명을 기계 안에서 성장시키는 방식은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출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법적 공백으로 지적됐다. 부모와의 신체적·정서적 교감 없이 태어난 아이는 사회적 정체성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중국을 포함한 다수 국가는 수정 후 14일 이상 인간 배아 연구를 금지하고 있으며, 중국은 2018년 유전자 편집 아기 논란 이후 관련 규제를 더욱 강화한 상태다.

장 박사는 "인구 감소 문제와 불법 대리모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임신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홍콩에 법인을 세우고 2년 전부터 연구를 진행했으며, 현재 음식점·서비스 로봇 등을 제작해왔다. 그는 시제품을 내년 내로 공개하고, 광둥성 당국과 법적·윤리적 문제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발표된 임신 로봇은 실제 인간 출산까지 가능한 단계가 아니라, 연구성과와 컨셉을 강조한 아이디어 발표 성격이 강하다. 동물 실험에서 일정한 진전이 있었지만, 인간 출산으로 이어지기까지는 과학적·윤리적·법적 난관이 크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합의 없는 상업화 추진은 성급하다고 지적한다.

유튜브, 뉴스TVCHOSUN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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