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귀한 몸인데…우도서 수천 개체 우르르 발견된 '멸종위기' 생명체 정체
2025-08-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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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에서 만난 신비의 식물, 대흥란
제주 본섬에서만 자생하던 멸종위기 야생식물 대흥란이 부속섬인 우도에서 대규모로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는 사실이 확인돼 눈길을 끌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우도 일대 조사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대흥란이 4500여 개체가 대규모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대흥란이 제주 본섬이 아닌 부속섬에서 자생지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는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가 세계지질공원 대표 명소인 우도 지역에서 식물상 조사를 하던 중 진행됐다. 연구진은 현장에서 대흥란 자생지를 발견한 뒤 정밀 조사를 통해 4500여 개체가 사는 대규모 군락지임을 확인했다.

고종석 세계유산본부장은 "세계지질공원 대표명소인 우도의 학술적 가치를 규명하고 관련 기관과 협력해 대흥란 자생지에 대한 장기 조사과 종합 연구를 추진해 멸종위기식물 생태자료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대흥란은 보춘화속에 속하는 다년생 부생식물로 잎이 없어 엽록소를 만들지 못하고 담자균류에 의존해 살아간다. 매년 7월에서 8월 사이 총상꽃차례에 2~6개의 연한 홍색 꽃을 피우며 열매가 형성되면 꽃줄기와 열매가 녹색으로 변했다가 성숙하면 까맣게 마른다.
이 식물은 부생식물로서 주로 상록광엽수림의 어두운 숲속에서 자생한다. 제주도 외에도 삼척, 해남, 부안, 여수, 영광, 남해 등 남해안과 일부 중부 지역에서 드물게 관찰되며 전 세계적으로는 중국, 일본, 인도 북부, 라오스, 미얀마, 네팔, 파키스탄, 대만 등에도 분포한다.

이름은 전남 해남군 대흥사 일대에서 처음 발견된 데서 유래됐다. 다만 부생식물 특성상 개화 주기가 일정치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흥란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에 해당한다. 현재는 한국적색목록에서 '위기종(EN)'으로도 분류되고 있다. 환경적 위협 요인은 자연 서식지 파괴 및 무분별한 채취 활동이다. 이러한 압력으로 인해 개체수가 급감했으며 이에 따라 보호가 시급한 종으로 꼽힌다.
이 희귀종에 대한 장기적인 모니터링과 서식지 보호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