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부항·한약처방까지…이제 '이 사람들'은 매월 무료로 한의과 진료 받는다

2025-08-23 09:00

의료 사각지대에 직접 찾아가는 진료

이제 한의과 진료를 매월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된 이들이 있다. 청도군이 대구한의대학교와 손잡고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읍·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매월 한 차례 무료 한의과 진료를 제공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청도군에 따르면 이번 협약은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교통·의료 접근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과 취약계층 건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대구한의대 한의과대학 교수와 학생 15명으로 구성된 6개 진료팀은 지난 7월부터 순회 진료에 나섰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는 진료 항목은 침 치료, 한약 처방, 뜸·부항 요법, 자세 교정, 건강 상담 등이다. 해당 사업은 단순한 일회성 봉사가 아닌 정기적·체계적 진료로, 의료 소외지역 어르신들에게 안정적인 건강 관리 기회를 제공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올해 일정은 7월 27일 운문면을 시작으로 금천면(8월 10일), 매전면(9월 14일), 각북면(10월 12일), 각남면(11월 9일), 이서면(12월 14일)까지 이어진다. 진료 일정은 청도군 홈페이지와 마을 방송 등을 통해 공지되며, 2026년에도 계속될 계획이다.

첫 진료가 열린 운문면 대천리 달빛어울촌 체육관에는 주민 30여 명이 찾아왔고, 이어 열린 금천면 봉사활동에도 135명이 참여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는 모습이 이어졌고, 진료 현장은 성황을 이뤘다.

지금까지 두 차례 봉사에서 진료를 받은 주민은 총 261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근골격계 및 퇴행성 질환으로 통증을 호소한 인원이 75%에 달했다. 항목별로는 침 치료가 209명으로 가장 많았고, 부항 요법 24명, 뜸 치료 22명, 자세 교정 8명, 한약 처방 196명 순이었다. 어르신들의 주 증상은 어깨 통증, 무릎 관절염, 고혈압·당뇨 등 만성 질환, 불면증과 신경성 질환 등이었다.

청도군에 따르면 운문면에 살고 있는 80대 어르신은 "침을 맞고 나니 바로 팔이 올라가더라"며 만족감을 드러냈고, 금천면 오진리에 거주하는 할머니 두 분 역시 "무릎 통증으로 병원 가기 힘들었는데 직접 찾아와 주니 고맙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고마움은 작은 정성으로 이어졌는데, 운문·금천면 부녀회는 수박을 준비했고, 한 주민은 양파즙 11박스와 건강음료 200잔을 기부해 무더위 속 참여자들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한의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현장 경험을 쌓은 것이 큰 자산이 됐다"며 향후 봉사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김하수 청도군수는 "정기적 진료 봉사가 의료 사각지대 해소와 군민 건강 증진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군민 모두가 건강한 삶을 누리는 ‘평생건강도시 청도’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