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가 홈런 잘 치는 비결은...' 과학적으로 분석한 책 나왔다
2025-08-2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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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빅 플라이 스킬 완전 분석서 ‘오타니 쇼헤이의 홈런 배팅 기술’

MLB 역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를 달성한 오타니 쇼헤이의 타격 기술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전문서가 국내에 선보인다. 최근 출간된 ‘오타니 쇼헤이의 홈런 배팅 기술’(한스미디어)은 '빅 플라이'의 주인공이 메이저리그에서 대활약할 수 있었던 진화의 비결을 상세히 해부했다.
이 책은 컨디셔닝 코치로 다년간 현장에서 활동하며 데이터를 통한 분석과 훈련법을 연구한 다치바나 류지가 집필했다. 저자는 1989년 긴테쓰를 시작으로 지바 롯데 마린스, 뉴욕 메츠, 도호쿠 골든이글스 등에서 컨디셔닝 코치로 활동한 현장 전문가다. 현재는 '다치류 컨디셔닝 짐'을 경영하며 스포츠 닥터, 트레이너, 물리치료사, 컨디셔닝 코치, 영양관리사로 구성된 SCA(스트렝스&컨디셔닝 아카데미)를 총괄하고 있다.
저자는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홈런 타자로 진화할 수 있었던 네 가지 핵심 요인을 제시한다.
첫 번째 요인은 가장 큰 힘을 낼 수 있는 동시에 가장 재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파워 포지션' 자세를 확립한 것이다. 파워 포지션은 가슴을 펴고 고관절을 가볍게 굽혀 엉덩이를 내밀며 무릎도 살짝 굽힌 자세로, 골반과 대요근이 핵심 역할을 한다. 책에서는 대요근의 크기가 신체 능력과 비례한다고 설명한다.
두 번째 요인은 상반신을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견갑골의 운동성과 안정성을 향상한 것이다.
세 번째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반복적으로 꾸준히 실시해 근육량을 증가시킨 것으로, 두 차례의 수술이 결과적으로 근육량 증가를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네 번째 요인은 타격의 중심 운동을 수평 회전에서 수직 회전으로 전환해 올바른 어퍼 스윙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책은 수평 회전을 회전목마의 움직임, 수직 회전을 대관람차의 움직임으로 비유해 이해를 돕는다. 수직 회전 타격에서는 수평 회전과 수직 회전이 모두 필요하지만 오타니는 수직 회전을 중심으로 삼아 홈런 타자로 진화했다고 설명한다.
책의 핵심인 오타니의 타격 메커니즘을 15가지 구체적인 포인트로 분석한 부분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의 하프 스윙부터 시작해 축발의 위치 확인, 준비 자세의 준비, 파워 포지션의 준비 자세까지 세밀하게 다뤘다.
오타니의 독특한 기술인 '토 탭' 동작도 상세히 설명했다. 투수가 내딛는 발이 지면에 닿은 순간 오른 발끝을 전방으로 탭하는 것인데, 이때 축발인 왼발에 체중을 싣고, 내딛는 발인 오른발을 전방으로 탭하며, 양손을 가볍게 후방으로 빼는 세 가지 동작을 동시에 수행한다.
'딜리트 프로네이션'이라는 고급 기술도 소개했다. 이는 왼쪽 손목이 도는 것을 늦춰 톱 핸드의 미는 힘을 강하게 하는 것으로, 파이터스 시절과 메이저리그 이적 후의 차이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기술이다. 파이터스 시절에는 배트에 공을 맞힌 뒤 왼손의 손등이 위를 향하는 것이 빨랐지만, 메이저리그 이적 후에는 왼손이 도는 것을 늦춰 팔이 투수 방향으로 뻗게 돼 더 강한 힘을 공에 전달할 수 있게 됐다.
책은 오타니가 실천하는 어퍼 스윙의 핵심도 밝힌다. 왼쪽 어깨를 내리고 오른쪽 어깨를 올리는 수직 회전의 어퍼 스윙을 통해 몸으로부터 배트가 멀어지지 않아 강력한 스윙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팔씨름에 비유해 몸과 가까운 위치에서 팔씨름을 하면 힘이 커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미국과 일본의 타격 차이에 대한 분석이다. 많은 일본인 선수는 공을 앞에서 타격해 가볍게 치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미국에서는 최대한 공을 끌어들여서 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한다. 오타니의 경우 특히 바깥쪽 공에 대해 축발인 왼발 앞에서 공을 맞혀 밀어 치는 것이 아니라 '반대 방향으로 당겨 치듯이' 풀스윙을 한다고 분석한다.
책은 투수가 던지는 공의 입사각과 타구 각도에 대한 과학적 분석도 제시한다. 가장 공을 맞힐 확률이 높은 스윙과 비거리가 가장 증가하는 각도에 대한 실험 결과를 통해 오타니가 19도로 타격해 비거리를 최대화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오타니의 일상 관리법도 상세히 소개한다. 고단백·저지방의 식사를 하루 6~7회 하는 것, 하루 10시간 이상의 수면으로 몸을 쉬게 하는 것, 투수가 우완인지 좌완인지에 따라 내딛는 발의 위치를 바꾸는 것 등이 포함됐다. 손가락 하나 정도의 너비를 띄우고 배트를 쥐며 오른손의 둘째손가락을 편다는 독특한 그립법도 공개했다.
배트 스프레이 사용법까지 소개할 정도로 세밀한 부분까지 다뤘다. 오타니는 데이터, 동영상, 코치의 조언을 중시하며, 목표 달성 시트를 작성해 그 목표를 차례차례 달성해온 체계적인 접근법도 책에 담겨 있다.
책에는 타격 메커니즘의 이해를 돕는 300점 이상의 일러스트와 훈련법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QR코드가 수록됐다. 오타니의 타격 자세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플립북 애니메이션도 포함해 실제 활용도를 높였다. 2024년 오타니 선수가 어떤 타구 각도의 홈런을 가장 많이 쳤는지에 대한 분석과 저반발 배트와 홈런의 관계, 우투좌타가 홈런을 치는 데 불리한지에 대한 분석도 컬럼으로 다뤘다.
번역은 일본에서 통번역을 공부한 이지호가 맡았다. ‘좌익 축구 우익 축구’ ‘유럽 명문 클럽의 뼈 때리는 축구 철학’ 등 다수의 스포츠 서적을 번역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옮겼다.
감수를 맡은 김용달 중국 장쑤성 야구 대표팀 총괄 코치는 한국 프로야구 최장수 타격 코치로다. 1989년부터 LG 트윈스, 현대 유니콘스, 한화 이글스, 기아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등에서 활동한 베테랑이다. 그는 "스포츠 의학을 전공한 저자는 오타니의 타격 메커니즘을 분석해 홈런을 만들어내는 기술에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근육량, 견갑골의 운동성과 안정성, 골반·대요근·고관절의 활용 능력 등과 홈런의 상관관계를 밝힌 부분이 흥미롭고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용달 코치는 또한 "이 책이 홈런 타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유용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기를 바라며, 야구 타격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오타니 쇼헤이의 홈런 배팅 기술’은 타구를 최대한 멀리 날려 보내고 싶은 선수는 물론이고 제자들을 장타자로 만들고 싶은 코치, 오타니 쇼헤이 팬들을 위한 필독서라는 말을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