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마무리되는데…” 제주 바다서 잡힌 때아닌 '이것'에 어민들마저 술렁

2025-08-2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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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 어획량은 쭉 줄고 있는데 갑자기 출현한 뜻밖의 수산물

제주 대표 특산 어종으로 어업 생산량 1위를 차지하는 갈치의 어획량은 최근 몇 년 새 꾸준히 줄고 있는 반면 뜻밖의 어종 출현이 늘고 있어 어민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멸치를 말리는 어민의 모습 / 뉴스1
멸치를 말리는 어민의 모습 / 뉴스1

지난 19일 서귀포수산업협동조합(서귀포수협) 위판장에 일명 '멜'로 불리는 멸치가 나타났다고 제주의소리가 21일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시기 멸치 위판은 수십 년간 바다에서 일한 어민 사이에서도 굉장히 특별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한 수협 경매사는 매체에 "원래는 이맘때쯤 멜이 안 났는데 지금 나고 있다"라며 "6월쯤 마무리되는데 때아닌 8월에 멜이 터졌다"라고 말했다.

또 한동안 잡히지 않던 갈치가 이달 들어 다시 잡히기 시작했다는 희소식도 전해졌다. 갈치들이 멸치를 먹으러 제주 연안으로 가까이 오면서 많이 잡히는 것 같다는 전언이다.

다만 이처럼 예측 불가능해진 바다의 환경 때문에 어민들의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원래도 바다란 예측하기 어려운 존재지만 기후 위기가 심각해진 이후로는 변덕이 더 심해지며 그야말로 수산업계를 쥐었다 폈다 하고 있다.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어황 변화에 따른 연근해어업 영향 분석 및 지원 방안' 연구에 따르면 제주 해역에서 생산되는 품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갈치다. 갈치는 47.7%의 비율로 2위인 참조기(7.4%)와 차이가 크다. 갈치가 제주 어민들에게 그해 밥줄을 책임지는 수단을 넘어서 생명줄인 이유다.

경매 앞둔 제주 위판장의 갈치들 / 뉴스1
경매 앞둔 제주 위판장의 갈치들 / 뉴스1

◎ 몇 년 새 어획량 뚝 떨어진 갈치, 왜?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갈치는 최근 몇 년 새 남해안을 중심으로 어획량이 줄어 제주 어민들에게 많은 걱정을 안겼다. 제주 주변 연안 복합 어선의 갈치 어획량은 2006년 8149톤에서 지난해 3957톤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이와 관련해 아열대수산연구소는 지난 10년간 남해안 연안어업을 중심으로 갈치잡이 어선의 조업 위치와 해양관측 수온 자료를 분석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그 결과, 조업 시기인 8월의 경우 수심 20m 수온이 어장 형성과 매우 관련이 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수온 온도가 21~23도일 때 갈치 어장이 뚜렷하게 형성되고 어획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온이 27~29도로 높아질 때는 어장이 약화하거나 분산돼 어획량이 감소했다.

제주 은빛 갈치들 / 제주도 제공
제주 은빛 갈치들 / 제주도 제공

◎ 멸치의 출현에 덩달아 돌아온 갈치, 무슨 일?

제주 연안에서 갈치 어획량이 몇 년 새 크게 줄었던 상황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최근 제주 바다에서 멸치 떼가 잡히기 시작하면서 갈치 어획량도 함께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갈치와 멸치는 대표적인 포식-피식 관계를 형성하는 어종으로, 멸치가 풍부하게 서식할 때 갈치가 활발히 포식 활동을 하며 어획량 증가로 이어진다. 이번 현상과 관련해 최근 멸치 어군이 형성되면서 다시 갈치 떼가 연안으로 몰려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갈치는 날카로운 이빨을 이용해 무리 지어 작은 어류를 사냥하는 성향이 강하다. 치어는 주로 작은 유영성 갑각류와 작은 어류를 먹으며 성어는 주로 어류를 먹고 경우에 따라서는 오징어나 갑각류를 먹기도 한다.

큰 성어는 낮 동안 표면 근처에서 먹이를 먹고 밤에 바닥으로 이동한다. 치어와 작은 성어는 낮 동안 바닥 위 100m 정도에서 집단을 이루고 밤에는 표면 근처에서 느슨한 집단을 형성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멸치 자원이 풍부해지면 갈치 개체군도 빠르게 활성화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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