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귀한 몸인데…밀양서 자연으로 방사한 '숲속의 보석'으로 불리는 '이 동물'
2025-08-2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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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보석의 귀환, 팔색조 자연으로 날아오르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팔색조가 자연으로 떠났다는 소식이다.

경남 밀양시는 21일 야생동물 치료보호소에서 최근 구조된 천연기념물 제204호 팔색조를 치료한 뒤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이날 방사 행사에는 한국조류보호협회 밀양시지회장과 회원, 시 관계자 등 20여 명이 함께해 구조된 팔색조를 자연으로 방사하며 야생동물 보호의 의미를 공유했다.
곽재호 지회장은 "이번 구조와 방사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소중한 사례다"며 "앞으로도 야생동물 보호와 서식지 보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준승 환경관리과장은 "팔색조의 회복과 방사는 생명 존중과 자연 보호의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며 "팔색조가 숲속을 자유롭게 누비는 모습이 생태계 보전의 희망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팔색조는 밀양시와 한국조류보호협회의 협력으로 신속하게 구조돼 치료를 받아왔으며, 활발히 움직이고 스스로 비행할 수 있는 상태가 확인돼 건강하게 숲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천연기념물 제204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된 팔색조는 일곱가지 빛깔의 화려한 깃을 지닌 여름 철새다. 화려한 외모로 '숲속의 보석'이라 불리며,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숲을 오가며 번식과 월동을 이어간다.
그러나 무분별한 서식지 파괴와 불법 포획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는 취약종(VU)으로 분류되고 있다.
팔색조는 보통 18~20cm가량의 아담한 체구에 파랑, 초록, 적색, 흑색, 황색 등 다채로운 깃털을 지닌다. 한국에서는 5월경 따뜻한 남부지역 숲에 도래해 번식하며 9월 무렵 월동지인 인도차이나반도와 인도네시아 등지로 이동한다. 주로 땅 위에서 곤충, 지렁이, 연체동물을 잡아먹으며 탁 트인 숲보다 그늘지고 습한 계곡 주변을 선호한다.
문화재청은 팔색조를 1968년 천연기념물 제204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으며 번식기에는 접근을 제한하는 등 서식지 보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보호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전역에서 팔색조는 서식지 파괴로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국제이주성 조류 협력체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에서도 보호 대상 종으로 관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팔색조가 단순히 아름다운 조류를 넘어, 건강한 산림 생태계를 상징하는 지표종이라고 강조한다. 팔색조가 꾸준히 도래하고 번식할 수 있는 숲은 그만큼 생태계가 온전하게 보전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