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즈 미쳤다” 한국 청정 계곡서 잡힌 '귀한 물고기' 정체
2025-08-2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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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귀한 물고기
최근 한 유튜버가 공개한 계곡 낚시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영상 속 유튜버는 수백 만 원을 호가하는 낚싯대와 특별한 낚시 기법을 동원해 청정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귀한 물고기를 잡아 올렸다.

유튜버 헌터퐝이 지난 20일 올린 영상에서 공개된 이 물고기의 정체는 바로 '은어'다. 은어는 청정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대표적인 고급 민물고기로, 조선시대에는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귀한 어종이다.
헌터퐝은 "7월부터 9월까지 할 수 있는 특별한 낚시가 있다"며 계곡 낚시에 나섰다. 그가 사용한 낚시 방법은 일반적인 미끼 낚시가 아닌 '도모츠리'라는 독특한 기법이었다.
도모츠리는 일본어로 '친구 낚시'라는 뜻으로, 살아있는 물고기를 미끼로 사용해 같은 종류의 물고기를 잡는 방식이다. 헌터퐝은 "살아있는 은어를 껴 가지고 은어의 습성으로 낚시를 하는 것"이라며 "은어가 자기가 은신처로 정한 곳에 다른 은어가 들어오면 나와서 공격을 하는 성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은어의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향이다. 헌터퐝은 직접 잡은 은어 향을 맡아보며 "수박향이랑 오이향 같은 그 비슷한 향이 훨씬 세게 난다"고 표현했다. 이 때문에 은어는 영어로도 '스위트 피쉬(Sweet Fish)'라고 불린다.
은어는 바다와 강을 오가는 양측회유성 어류다. 9월~10월쯤 민물에서 알을 낳은 후 부화한 치어는 바다로 내려가 겨울을 보낸다. 3·4월경 5~7cm까지 자란 은어는 다시 강으로 올라오고 이후 여름철인 8월 초중순에 살이 가장 오르고 단맛과 향이 최고조에 달한다.
어린 은어는 곤충 등을 잡아먹지만, 성장하면서 돌에 붙어있는 물이끼를 갉아먹는 초식성으로 변한다. 이 때문에 깨끗하고 차가운 청정수에서만 서식이 가능하다.
은어 낚시는 고가의 장비와 기술적 난이도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급 낚시로 분류된다. 영상에서 등장한 낚싯대 가격만 봐도 200만 원부터 최고 900만 원까지 다양했다. 뜰채도 50만 원에 달했다.

영상에 함께 출연한 낚시꾼들은 은어 낚시의 매력에 대해 설명했다. 한 출연자는 "6월부터 거의 하루도 빠지고 은어 낚시를 나갔다"며 은어 낚시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이날 낚시꾼들은 각자 4~8마리에 달하는 은어를 잡았다. 헌터퐝은 "우와 여기 (은어) 사이즈가 미쳤다"며 제철을 맞은 은어의 모습에 감탄했다.
은어는 영역 싸움을 심하게 하는 습성이 있어 도모츠리 낚시가 가능하다. 씨은어라 불리는 살아있는 은어를 미끼로 사용해 다른 은어의 영역에 보내면, 영역을 지키려는 은어가 공격하면서 꼬리바늘에 걸려 잡히는 원리다.
헌터퐝은 잡은 은어로 구이, 튀김, 타다끼 초밥 등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 맛을 봤다. 그는 "민물 잡내 이런 거 하나도 안 난다. 다른 생선이랑 비교할 수 없이 너무 맛있다"며 "그냥 은어의 맛"이라고 평가했다.

은어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 함량이 낮은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비타민 B2, 비타민 E, 칼슘, 인 등의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오메가-3 지방산 함량도 높아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다.
국내에서는 경북 울진, 봉화, 섬진강, 내성천 등 청정 계곡에서 은어 낚시가 가능하다. 특히 울진 불영계곡과 경호강 같은 지역이 은어 낚시의 명소로 알려져 있다.
환경오염과 수질 악화에 매우 민감한 은어의 특성상, 은어가 서식하는 계곡은 그 자체로 청정 자연환경의 지표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