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밤에는 선선하다고 자칫 방심하면 '이 질환' 바로 찾아옵니다
2025-08-2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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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일교차, 건강에 숨겨진 위험은?
8월의 한낮은 여전히 한여름의 열기를 머금고 있지만, 밤이 되면 서늘한 공기가 느껴질 정도로 기온이 내려간다. 이른바 ‘여름 일교차’다.
낮과 밤의 온도 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날도 흔하다. 문제는 이런 날씨에 방심하면 몸이 쉽게 적응하지 못해 감기나 잔병치레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여름철이라 두꺼운 옷을 챙기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작은 무방비가 큰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 몸은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에너지를 쓴다. 낮 동안 땀을 흘리며 체온을 낮추던 몸이 밤에는 급격히 떨어진 기온에 맞서 열을 보존해야 하는데, 이런 반복이 누적되면 면역력이 흔들린다. 특히 목 점막이나 호흡기 점막은 외부 온도 변화에 민감해 쉽게 건조해지고, 이는 바이러스 침투를 막아내는 방어막을 약화시킨다. 결국 작은 기온 차에도 감기에 걸리거나, 알레르기성 비염·천식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교차로 인해 발생하는 여름 감기는 겨울 감기보다 증상이 오래가고 회복이 더디다는 특징이 있다. 높은 습도와 냉방기 사용이 겹치면서 호흡기 점막이 더 약해지기 때문이다. 또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전해질이 부족해지는데, 이 상태에서 감기에 걸리면 쉽게 피로감이 누적되고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의료계에서는 “여름 감기를 가볍게 여기고 방치할 경우 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예방의 첫걸음은 체온 조절이다. 얇은 긴팔 셔츠나 가디건을 챙겨 밤이나 새벽에 입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차이를 만든다. 특히 야외 활동이 길어지는 날, 캠핑이나 밤 산책처럼 저녁 늦게까지 밖에 있는 경우엔 반드시 가벼운 겉옷이 필요하다. 땀을 많이 흘린 뒤 젖은 옷을 오래 입고 있는 것도 감기 위험을 키우므로, 여분의 옷을 준비해 갈아입는 것이 좋다.
체온 조절과 함께 중요한 것이 수분 섭취다. 몸이 충분한 수분을 머금고 있어야 점막이 건조해지지 않고, 외부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이 유지된다.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으며, 카페인 음료보다는 미지근한 물이나 보리차가 적합하다. 수분과 함께 전해질을 보충할 수 있는 과일, 예를 들어 수박이나 배, 참외 같은 제철 과일도 도움이 된다.

일교차만큼이나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이 냉방기 사용이다. 더위를 피하려고 실내 온도를 지나치게 낮추면, 바깥 기온과 실내 기온 차가 커져 몸에 더 큰 스트레스를 준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실내 적정 온도를 26~28도로 권장한다. 또한 에어컨 바람이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바람 방향을 조절하고, 장시간 사용 시에는 주기적으로 환기를 시켜 실내 공기를 바꿔주는 것이 필요하다.
일교차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평소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단백질은 면역 세포를 만드는 핵심 재료이므로 닭고기, 두부, 달걀 등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비타민 C가 풍부한 블루베리, 키위, 오렌지 같은 과일은 항산화 작용을 도와 면역 기능을 강화한다. 발효식품인 김치, 요구르트에 들어 있는 유산균도 장 건강을 개선해 전반적인 면역 체계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여름철 늦은 밤까지 활동하다 보면 수면 시간이 줄어들기 쉽다. 하지만 숙면은 면역력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밤에 깊이 자지 못하면 면역 세포 활동이 떨어지고, 이는 일교차에 대한 적응력 저하로 이어진다. 자기 전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방 안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해 숙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