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어떻게 보내니”…열차사고로 숨진 30세 신입사원, 유족 오열 속 발인

2025-08-2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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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어떻게 나를 두고 가니" 가슴 치며 오열

23일 오전,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 장례식장에서 무궁화호 열차 사고로 숨진 조 모 씨(30)의 발인이 엄수됐다. 가족들은 장례식 내내 오열하며 사고의 경위를 규명해 달라고 호소했다.

23일 오전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 장례식장에서 무궁화호 열차 사고로 숨진 조모씨(30)의 발인이 진행됐다. 유족은 조 씨의 친구들을 붙잡고 오열하고 있다. / 뉴스1
23일 오전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 장례식장에서 무궁화호 열차 사고로 숨진 조모씨(30)의 발인이 진행됐다. 유족은 조 씨의 친구들을 붙잡고 오열하고 있다. / 뉴스1

조 씨의 어머니는 빈소를 지키며 “어떻게 나를 두고 가니”라고 외치며 가슴을 치며 오열했다. 가족들은 장례식장에 나와 있던 코레일 직원을 붙잡고 “생때같은 놈 무참히 죽었는데, 살려내, 빨리 살려내”라며 울부짖었다. 조 씨의 동창들이 빈소를 찾자, 어머니는 “아이고…어떻게 보내니”라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조 씨는 지난 19일 오전 10시 52분,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경부선 철도 인근에서 안전 점검 작업을 하던 중 변을 당했다. 당시 조 씨는 수해로 인한 비탈면 옹벽 구조물의 안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동료와 함께 현장에 투입됐다.

그는 선로를 따라 이동하다가 대전에서 부산 방면으로 운행 중이던 무궁화호 열차에 치였다. 사고 지점은 구간 내 곡선 구간으로, 열차가 접근할 경우 작업자가 미처 피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현장에는 안전을 지휘하는 감시 요원이 배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작업 시 열차 운행을 일시적으로 통제하거나, 안전 감시자를 두는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고 당시 조 씨가 착용한 장비는 안전모와 조끼뿐이었으며, 별도의 열차 접근 알림 장치 등은 마련되지 않았다.

올해 초 코레일 하청업체에 입사한 조 씨는 발인이 치러진 이날, 회사 인근 전셋집에 입주할 예정이었다. 평소 가족들에게는 “동료들이 잘 챙겨준다”며 직장 생활의 만족감을 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두고 업체 간부는 “기존 계획과 달리 고인이 현장에 투입된 배경을 확인하고 있다”며 “정확한 경위를 파악해 유족에게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작업계획서와 안전관리 지침 준수 여부를 확보해 조사 중이다. 동시에 대구지방고용노동청도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사고가 안전 관리 부실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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