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곳도 아닌 강원도에서 이게 어떻게 자랄 수 있지?' 시선강탈

2025-08-24 12:03

add remove print link

강릉에서 재배 중인 신기한 열대 과일들

레드 망고 /  ‘MBC강원영동’ 유튜브
레드 망고 / ‘MBC강원영동’ 유튜브

강원 강릉시에서도 열대 과일이 자라고 있다. MBC 강원영동의 최근 방송에 따르면 강릉시 연곡면의 한 농장에서 다양한 열대 과일이 실제로 재배되고 있다. 한반도 전반의 기온 상승과 맞물려 강원도 동해안 기후마저 변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해당 농장에서는 수입산으로만 접하던 바나나가 열리고 있다. 대형 바나나뿐 아니라 붉은 껍질을 가진 레드 바나나, 손가락만 한 크기의 몽키 바나나까지 자라고 있다. 레드 바나나는 당도가 높고 크리미한 식감이 특징이며, 몽키 바나나는 껍질이 얇고 달콤해 동남아시아에서 간식처럼 즐겨 먹는 품종이다.

한국에서 나무에 달린 바나나를 직접 보는 경험은 흔치 않다. 수입산 바나나는 이미 잘린 뒤 운송되기 때문에 생육 과정 전체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해당 농장에서는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과정을 모두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자라는 패션프루트도 눈길을 끈다. 주스와 디저트에 자주 쓰이는 과일인 패션프루트는 초록빛에서 점차 붉게 익어 가며, 완전히 익으면 손으로 건드리기만 해도 떨어진다. 과육 안에는 씨앗이 젤리 같은 노란 과육에 박혀 있어 개구리 알을 연상시킨다. 신맛이 강하고 향이 진해 음료와 소스로 인기가 높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접하던 패션프루트는 대부분 냉동 상태로 들어왔지만 강릉에서는 갓 수확한 신선한 과육을 맛볼 수 있다.

바나나 / ‘MBC강원영동’ 유튜브
바나나 / ‘MBC강원영동’ 유튜브

가장 주목받는 건 애플망고다. 일반 망고보다 크기가 작고 붉은빛이 감도는 이 과일은 사과처럼 아삭한 식감과 향을 지녀 이름이 붙었다. 품질이 뛰어나 가격이 높다. 명절 선물용으로도 자주 쓰인다. 강릉 농장에서 자라는 애플망고는 익으면 손으로 살짝 비틀기만 해도 쉽게 떨어지고, 잘린 단면에서는 진한 향과 풍부한 과즙이 흘러나온다. 수입 과정에서 냉동된 망고와 달리 현지에서 바로 수확한 것과 같은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강릉에서 이 같은 열대 과일이 재배될 수 있는 배경에는 기후 변화가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강릉의 여름은 점점 길어지고, 봄은 짧아졌다. 농장 관계자는 “이제는 4월부터 더위가 시작되고 9월에도 더운 날씨가 이어진다”며 “기온이 점점 아열대에 가까워지고 있어 열대 과일 재배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강릉은 바다와 산이 맞닿은 지역이다. 겨울철에는 북서풍의 영향을 덜 받는 대신 동해 난류의 온난한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같은 위도의 내륙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고, 여름철에는 한층 습한 환경이 조성된다. 최근 몇 년 사이 이 기후적 특성이 더욱 뚜렷해지면서 아열대 작물 재배의 거점으로 변모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강릉은 커피 재배로도 주목받았는데, 이제는 열대 과일까지 품게 된 셈이다.

'이게 어떻게 강릉? 강릉에 열대가 열렸다!'란 제목으로 ‘MBC강원영동’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