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초심 잃지 말고 길 열어달라”…조국 “말씀 깊게 새기겠다”
2025-08-24 18:45
add remove print link
“오늘 같은 날이 올 거라 믿었지만 실제로 와서 대단히 기쁘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24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조 원장의 사면을 요청했던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자리에서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길 없는 길을 가야 할지 모르겠지만 초심을 잃지 말고 굳건하게 길을 열어달라”고 당부했다.

윤재관 혁신당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예방은 오후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약 40분간 진행됐다고 뉴스1은 전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양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원장이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해 이런 말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원장은 문 전 대통령 예방 뒤 인근 영화관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시 만날 조국’을 관람하고 관객과 대화하는 일정도 소화했다.
이번 예방은 조국혁신당의 공식 일정은 아니었으며, 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함께 근무한 참모들이 인사를 드리는 자리였다고 윤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자리에는 윤영덕 전 민정수석실 행정관과 최근 광복절 특사로 조 원장과 함께 사면·복권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최강욱 전 공직기강비서관도 함께했다.
문 전 대통령은 “어려운 시절 비를 함께 맞아준 동료애를 보여줘 대단히 고마웠다. 오늘 같은 날이 올 거라 믿었지만 실제로 와서 대단히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조 원장이 ‘3년은 너무 길다’는 구호로 창당에 나선 결기를 이어나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더 깊고 단단하고 넓게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조 원장은 “말씀을 깊게 새기겠다”며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강욱 전 비서관은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을 모신 민정수석실 사람들이 중점적으로 고초를 겪지 않았나”라며 “그러고 나서 인사드리러 온 거라 (정치적) 얘기는 안 나왔다”고 말했다. 윤 수석대변인 역시 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관계나 합당 문제 언급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검찰권 오남용 피해를 본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동료들을 격려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정치적 사안 언급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또 이날 자리에서는 조 원장과 백 전 비서관의 환갑을 축하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윤 수석대변인은 “수감 중 환갑을 맞은 두 사람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이 축하를 전했다”고 밝혔으며, 최 전 비서관도 “못 치른 환갑잔치를 케이크 갖다 놓고 같이 축하해주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내부에서 불편한 기류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윤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에서 불편해야 할 일이 뭔지 모르겠다”며 “문 전 대통령이 사면·복권 과정에 힘을 모아주고 뜻을 함께해주고 공개적으로 말해줘 감사 말씀을 드리는 건 당연하다”고 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조 원장과 함께 영화 ‘다시 만날 조국’을 관람하기도 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영화 내용에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권 오남용 문제가 담겨 있다”며 “대통령 재임 기간 있던 일이고 그 서사가 쭉 이어지는 작품이라 함께 관람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영화 속 12·3 비상계엄 당시 시민들이 온몸을 던지는 장면을 언급하며 “문 전 대통령은 국민에 대한 고마움이 담긴 영화라 같이 (관람)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