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5000마리뿐인데…한국서 새끼 돌보는 모습 포착돼 난리 난 ‘이 동물’ 정체

2025-08-2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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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호구산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포육 현장 발견
울창한 숲과 청정한 산림환경서 주로 서식

전 세계적으로 약 5000여 마리밖에 남아 있지 않은 희귀 조류 팔색조가 한국에서 새끼를 돌보는 장면이 포착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울창한 숲속에서나 볼 수 있는 멸종위기종이 우리나라 국립공원에서 새끼를 보살피는 모습이 확인되면서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25일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최근 경남 남해 호구산에서 팔색조가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고 새끼가 먹이를 향해 날갯짓을 하는 이른바 포육 장면이 관찰됐다. 그동안 국내에서 팔색조 서식 자체는 확인된 바 있지만, 새끼를 직접 기르는 과정이 목격된 것은 이례적이다. 호구산의 청정한 숲과 안정된 산림환경이 멸종위기종이 새끼를 키울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팔색조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이자,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도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한 보호 조류다. 화려한 깃털 색으로 ‘숲속의 보석’이라 불리며, 국내에서는 천연기념물 제204호로 지정돼 있다. 이름처럼 검은색, 갈색, 크림색, 올리브색, 하늘색, 붉은색, 살구색, 녹색 등 다양한 빛깔을 몸에 지녀 보는 이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멸종위기종, 잇따라 발견된 반가운 소식

이번 남해 관찰 소식 하루 전에는 경남 밀양에서 구조된 팔색조 새끼가 건강을 회복한 뒤 자연으로 돌아간 소식도 전해졌다. 한국조류보호협회 밀양시지회는 약 보름 전 구조한 어린 개체를 정성껏 돌봐온 끝에 24일 방사에 성공했다. 현장에는 밀양시의회 허홍 의장도 참석해 관계자들을 격려하며 직접 방사에 동참했다.

허 의장은 “밀양에서 처음 확인된 팔색조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게 돼 뜻깊다”며 “귀한 생명이 살아가는 환경을 보전하는 것이 지역의 자산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방사는 밀양 지역에서 팔색조의 서식 가능성을 확인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팔색조. 자료 사진 / 뉴스1,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지회 제공
팔색조. 자료 사진 / 뉴스1,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지회 제공

팔색조의 생태와 습성

팔색조는 몸길이 약 15cm 남짓의 소형 조류다. 다른 새들보다 꼬리와 날개가 짧고, 상대적으로 큰 머리와 튼튼한 다리를 지녀 숲에서 살기에 적합하다. 주로 땅 위에서 곤충이나 지렁이를 잡아먹으며, 나무 사이를 짧게 날아다니는 습성이 있다.

이들은 주로 해발 100~800m 사이의 울창한 활엽수림에 서식한다. 둥지는 계곡 주변 관목이 있는 습하고 그늘진 곳을 택한다. 바위 틈이나 나무 뿌리에 나뭇가지와 이끼를 엮어 지름 20cm가량의 돔 형태 둥지를 짓는데, 여기에 48개의 알을 낳는다. 알은 16~18일간 품은 뒤 부화하며, 새끼가 자란 뒤에도 어미는 약 한 달간 지렁이와 곤충을 물어다 먹이는 세심한 돌봄을 이어간다. 이번 호구산 관찰 역시 이 같은 포육 과정의 일부가 현장에서 확인된 것이다.

팔색조는 짝짓기 철이 되면 ‘호오잇, 호오잇’ 하는 큰 울음소리를 숲에 울려 퍼뜨린다. 이 소리로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짝을 찾으며, 때로는 세력권을 과시하기도 한다. 울창한 숲속에서 지내기 때문에 관찰이 쉽지 않아 실제 개체 수 추정에도 어려움이 크다. 현재 세계적으로는 5000여마리 정도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국내 개체군은 최소 50마리에서 최대 1000마리 사이로 추정된다.

유튜브, 새덕후 Korean Birder

화려하지만 취약한 존재

팔색조의 깃털은 일곱 가지 이상의 빛깔을 띠어 숲속에서도 눈에 잘 띈다. 이 화려함은 짝을 유인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동시에 포식자에게 쉽게 발각되는 위험을 안고 있다. 때문에 팔색조는 늘 주변을 경계하며 민감하게 반응한다. 작은 소리에도 놀라 날아오르거나 깊숙한 숲으로 몸을 숨기는 습성이 있어, 야외 관찰 시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외 연구자들은 팔색조가 서식하는 지역의 숲이 파괴되거나 외래종이 침입하면 개체군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팔색조는 숲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종’으로 평가된다. 울창한 숲과 깨끗한 생태환경이 유지돼야만 서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끼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팔색조 / 뉴스1,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 제공
새끼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팔색조 / 뉴스1,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 제공

보전의 필요성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는 “팔색조를 비롯한 멸종위기종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조사와 관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식지 훼손과 외래종 유입 같은 위협 요인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팔색조 보호를 위해서는 생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개체군 규모와 서식 특성을 제대로 파악해야 구체적인 보전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개체 수가 최소 50마리에서 최대 1000마리로 추정될 정도로 불확실한 것도 이 새의 조심스러운 습성과 은밀한 생활 방식 때문이다.

멸종위기종인 '팔색조' / 뉴스1
멸종위기종인 '팔색조' / 뉴스1

팔색조는 그 이름처럼 다채로운 색을 지닌 여름 철새이자, 세계적으로도 귀하게 여겨지는 멸종위기종이다. 이번 남해 호구산에서의 포육 장면 관찰, 밀양에서의 방사 성공은 한국 자연 생태계가 여전히 이 희귀 조류의 터전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가운 신호다.

전 세계 5000여 마리뿐인 팔색조가 우리 땅에서 새끼를 돌보는 모습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생태계가 아직 희망을 품고 있다는 증거이자, 우리가 지켜야 할 책임의 상징이기도 하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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