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그냥 지나치지만…차량 살 때 연비에 직결되는 ‘이것’ 정체
2025-08-2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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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99%가 무심코 넘기기 십상인 '이 요소'
자동차를 구입할 때 고려하는 요소는 브랜드, 디자인, 성능, 가격 등 다양하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운전자를 고민하게 만드는 결정적 요소는 의외로 ‘색상’이다. 단순히 취향이나 멋으로만 고르는 듯 보이지만, 자동차의 색은 연비와 안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국내 판매 통계를 보면 가장 인기 있는 색상은 단연 흰색이다. 그 뒤를 회색, 검은색이 따른다. 이탈리아 하면 레드, 프랑스 하면 블루 같은 국가별 대표 컬러와 비교하면 한국의 자동차 시장은 다소 무채색 위주로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눈에 띄는 것을 피하고 무난함을 추구하는 한국인의 문화적 성향이 반영된 결과다.
세대별 선호도도 뚜렷하다. 젊은층은 밝고 깨끗한 이미지를 주는 흰색을, 중년층은 관리가 어렵더라도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검정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 단위 소비자는 흠집과 오염이 눈에 덜 띄는 은색을 선호한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이런 수요 차이가 가격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흰색과 검은색 차량은 거래가 빠르고 가격도 높게 형성되지만, 유채색 차량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어 감가상각 폭이 크다.

색상, 연비에도 영향을 미친다
많은 소비자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바로 ‘색상과 연비의 상관관계’다. 자동차의 외부 색은 차량 내부 온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검은색은 햇빛을 강하게 흡수해 차체와 실내 온도를 빠르게 높인다. 반대로 흰색은 햇빛을 반사해 내부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된다.
여름철 에어컨 가동은 자동차 에너지 효율을 5~20%까지 떨어뜨린다. 이때 흰색 차량은 검은색 차량보다 태양열 흡수가 덜해 실내가 덜 뜨겁기 때문에 에어컨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 차이로 인해 흰색 차량은 검은색 차량보다 약 5%의 연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겨울에는 검은색 차량이 약간 유리할 수 있지만, 히터는 에어컨보다 연료 소모가 훨씬 적어 연간 연비 효율은 흰색 차량이 더 높게 나타난다.
물론 창문을 열고 달려도 내부 온도를 낮출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시속 40~60km 이상에서는 창문을 열면 공기저항이 커져 연비 손실이 발생한다. 따라서 여름철에도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연료 절약에 더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컬러가 안전에도 직결된다
자동차 색상은 단순히 연비뿐 아니라 사고율에도 영향을 준다. 야간 주행에서는 흰색이나 회색처럼 눈에 잘 띄는 차량이 검은색 차량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하지만 낮에도 색상에 따라 사고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색에는 실제보다 작고 멀게 보이는 ‘후퇴색’과 반대로 크게, 가깝게 보이는 ‘진출색’이 있다. 파란색은 대표적 후퇴색으로, 운전자가 파란 차량을 실제보다 멀리 있다고 착각해 추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빨강이나 노랑 계열은 진출색으로, 같은 위치에서도 도드라져 보이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어린이집 통학 차량이 노란색인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소비자 선택, 더는 단순한 ‘취향’이 아니다
자동차 색상은 단순히 외관을 꾸미는 장식적 요소가 아니다. 연비, 안전, 중고차 가치까지 영향을 주는 실질적 선택지다. 특히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상황에서, 단지 색상만으로도 연비 차이가 발생한다는 사실은 소비자들에게 큰 의미를 가진다.
실제 구매 현장에서는 “흰색은 관리가 힘들다”, “검은색은 더 멋지다”라는 심리적 요인만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장기적으로 따져보면 경제성과 안전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 고온 다습한 한국 기후를 생각한다면 흰색 차량이 가진 효율성은 무시하기 어렵다.

자동차를 고를 때 디자인과 브랜드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색상’이라는 사실은 이제 더 이상 부차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대부분 무심코 지나치지만, 이 작은 선택이 앞으로 수년간의 연료비와 안전, 그리고 차량 가치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색상’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