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열리기 직전까지만 해도 분위기 최악이었는데... 반전

2025-08-26 05:27

add remove print link

우려했던 ‘오벌 오피스 매복 공격’ 없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외교 참사’는 벌어지지 않았다.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과거 일부 정상을 당혹스럽게 했던 ‘오벌 오피스 매복 공격’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백악관을 찾은 몇몇 외국 정상에게 외교적 예의에서 벗어난 태도를 보이며 공개적으로 망신을 안겼다. 그러나 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1시간이 넘는 생중계 회담 내내 웃음을 보이고 농담을 건네며 부드러운 분위기를 유지했다.

회담 직전까지만 해도 한미 간 분위기는 긴장돼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을 겨냥한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숙청 또는 혁명처럼 보인다”며 “우리는 그것을 수용할 수 없고 거기서 사업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 때문에 한국 측은 회담 시작 전부터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게시물이 한국 정부의 교회와 미군기지 압수수색과 관련된 불만임을 설명했지만, 정상회담을 앞둔 발언으로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외국 정상들을 상대로 돌발적 언행을 쏟아낸 바 있다. 지난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미국이 없으면 당신에게는 아무 카드도 없다”고 몰아붙인 뒤 예정된 오찬을 취소하고 사실상 자리를 떠나버렸다. 당시 옆에 있던 JD 밴스 대통령까지 가세해 “미국에 한 번이라도 고맙다고 한 적이 있느냐”고 젤렌스키 대통령을 몰아세운 장면은 회자됐다.

5월에 백악관을 찾은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준비해 온 ‘백인 농부 집단살해’ 관련 동영상을 일방적으로 틀고 관련 기사 출력물을 내밀며 라마포사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했다.

이 대통령과의 회담은 달랐다. 백악관 현관에서 이 대통령을 맞이할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친근한 태도를 보였다. 오벌 오피스 벽난로 앞에 나란히 앉은 두 정상은 회담 초반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화제로 삼으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이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도 만나고 북한에 트럼프월드도 하나 지어서 나도 (가서) 골프도 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골프’라는 말이 통역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크게 웃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김 위원장과 통화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석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던 일화를 꺼내며 한국이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이 2020년 대선에서 당선됐다면 북한 핵 개발이 진전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 대통령은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한국 지도자들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며 이 대통령의 정책이 더 낫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이어 기자들로부터 중국 방문 계획을 묻는 질문을 받자 이 대통령을 바라보며 “아마도 우리가 같이 갈 수 있다. 같이 가고 싶나. 비행기를 같이 타면 된다.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오존층도 조금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오존층(보호)에 대해 말하더니, (보잉) 747기를 타고 하와이로 골프하러 간 것이 기억난다”고 비꼬기도 했다. 잠시 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팔을 치며 “농담이지만 원한다면 같이 갈 수 있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하고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응답했다.

이 대화에 좌중이 웃음을 터뜨리자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가고 싶다면 특별 허가를 받겠다. 당신은 분명히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