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번식…무조건 또 나온다" 한국 웅덩이서 튀어나온 거대한 '생태계교란 동물' 정체

2025-08-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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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웅덩이에 숨어있던 생태계 교란종
위험한 외래종의 은밀한 번식 현장

경상남도의 한 웅덩이에서 양수기로 물을 모두 빼내자 예상치 못한 거대한 생물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유튜버 헌터퐝이 지난 23일 공개한 영상에서 확인된 이 동물의 정체는 바로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된 늑대거북과 붉은귀거북이었다.

생태계 교란종 포획 작업에 나선 유튜버 / 유튜브 '헌터퐝'
생태계 교란종 포획 작업에 나선 유튜버 / 유튜브 '헌터퐝'

유튜버 헌터퐝는 경상남도의 한 논 근처 웅덩이에서 양수기 4대를 동원해 물을 빼내는 대규모 포획 작업을 진행했다. 해당 지역은 이전에도 늑대거북이 다수 발견된 곳으로, 추가 개체가 서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미끼용 고등어를 넣은 통발을 설치한 결과, 불과 1시간 만에 3개월 정도 된 어린 늑대거북이 포획됐다. 이는 해당 지역에서 최근 번식이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발견이었다.

헌터퐝은 "여러분, 진짜 아니 말이 안 나온다. (늑대거북이) 방금 잡혀 가지고 화가 엄청 났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어린 개체가 포획된 것과 관련해서는 "작년이나 올해 이미 한 번 더 번식을 했다는 거다. 저번에 저희가 잡았던 거는 1년생들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웅덩이에서 잡힌 늑대거북 / 유튜브 '헌터퐝'
웅덩이에서 잡힌 늑대거북 / 유튜브 '헌터퐝'

이후 본격적인 포획을 위해 양수기 4대를 가동해 웅덩이의 물을 빼내는 작업이 시작됐다. 약 2시간의 배수 작업 끝에 물이 충분히 빠지자, 웅덩이 바닥에서 성체 늑대거북 1마리와 붉은귀거북 2마리가 발견됐다. 포획된 늑대거북은 잡힌 개체들 중 가장 큰 크기로, 2~3년생 정도로 추정됐다.

포획된 거북들은 모두 국내에서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된 동물이다. 붉은귀거북은 1970년 국내 유입 후 무분별한 방생으로 인해 2001년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됐고, 늑대거북은 2022년 10월 28일부터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돼 수입, 유통, 사육, 방생이 모두 금지됐다.

거대한 성체 늑대거북을 잡은 유튜버는 "굉장히 위험하고 이때 발톱도 날카롭고 치악력도 세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다른 생태계교란 거북이들보다 사람한테 직접적으로 상처를 줄 수 있는 녀석들"이라고 설명했다.

포악한 성질을 지닌 생태계교란종 늑대거북 / 유튜브 '헌터퐝'
포악한 성질을 지닌 생태계교란종 늑대거북 / 유튜브 '헌터퐝'

이번 포획에서 주목할 점은 서로 다른 연령대의 개체들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3개월된 새끼부터 2~3년생 성체까지 다양한 개체가 한 곳에서 서식하고 있어, 지속적인 번식이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튜버는 "와 이거 진짜 또 번식한 거다. 이거 내년에 무조건 또 나온다. 저는 솔직히 이만한 건 이제 더 이상 안 나올 줄 알았다"며 놀라워했다.

포획된 개체들의 상태도 양호했다. 유튜버는 "얘는 여기에 계속 살았던 애 같다. 등이 깔끔한 걸 보면 논이나 이런 데에서 살았던게 아니라, 이 웅덩이에서 살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흥미롭게도 포획 과정에서 토종 남생이도 2마리 발견됐다. 외래종과 토종이 같은 서식지를 공유하고 있어 생태계 경쟁이나 교잡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웅덩이에서 발견된 토종 남생이 / 유튜브 '헌터퐝'
웅덩이에서 발견된 토종 남생이 / 유튜브 '헌터퐝'

남생이는 생태계교란종인 보석거북(중국줄무늬목거북)과 구별이 어려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종 동정을 실시했다. 남생이는 토종임이 확인된 후 안전한 곳에 방생됐다.

이후 유튜버는 포획한 생태계교란종 거북들은 찜 요리로 조리해 섭취했다. 헌터퐝은 "어떤 생물을 키우다가 이 생물이 생태계교란종이 되면 사육유예허가 신청 기간을 준다. 그 기간 내에 나는 원래부터 키우고 있었다는 걸 증명하고 사육장이나 이런게 환경청에서 지정한 양식에 맞는다면은 허가증을 하나 준다. 하지만 제가 잡아온 녀석 같은 경우는 방생이 돼서 심지어 자생이 됐던 종류"라고 포획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 경상남도 웅덩이에서 잡힌 생태계교란종 거북들 / 유튜브 '헌터퐝'
한국 경상남도 웅덩이에서 잡힌 생태계교란종 거북들 / 유튜브 '헌터퐝'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된 늑대거북과 붉은귀거북은 발견 즉시 관할 환경청이나 지자체에 신고해야 한다. 임의로 사육하거나 방생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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