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7군단 병사 “선임 웃음소리 닮았다고 구타, 흙탕물 마시게 했다”

2025-08-26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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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3명은 군사경찰에 고소장 제출

육군 7군단 소속 한 병장이 동기와 후임병들을 상습적으로 괴롭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6일 MBC 보도에 따른 것이다. 선임의 웃음소리를 흉내냈다는 이유로 폭행하거나, 야구팀이 경기를 지자 구타를 가하고, 흙탕물을 마시게 하거나 강아지풀을 먹도록 강요하는 등 다양한 가혹 행위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피해 병사들은 휴대전화에 폭행과 성추행 내용을 상세히 기록해 두었다. 메모에는 “야구팀이 져서 구타”, “선임 웃음소리 닮았다고 구타”, “복부를 배트로 강타 후 웃으라고 강요” 등 당시 시간과 장소, 목격자까지 적혀 있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책임 분대장을 맡은 김 모 병장의 가혹 행위는 생활관뿐 아니라 야외 작업 후에도 이어졌다. 지난 6월에는 드럼통에 고인 흙탕물과 주변 강아지풀을 먹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성추행 피해를 입은 병사도 있었다. 다른 병사들의 도움으로 몸을 붙잡힌 상태에서 김 병장이 손가락으로 가슴 부위를 강하게 누른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후 공황 장애 진단을 받을 정도로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반년간의 괴롭힘을 경험한 피해 병사는 10명을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3명이 지난달 군사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 병장은 수차례 연락에도 폭행 사실은 인정하지 않았고 일부 행위는 부인했다.

육군 7군단은 피해자 진술을 바탕으로 김 병장을 징계 처분했으며, 전역 후 남은 혐의는 민간경찰로 이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튜브 'MBC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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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의 고통은 부대의 미흡한 대응으로 더욱 심화됐다고 한다. 대대장은 언론 제보 사실을 인지한 뒤 피해 병사들을 불러 “솔직히 그 정도 일인가”, “유명해지고 싶은 것이냐”는 발언을 했다고 피해자들은 전했다.

피해 병사들은 김 병장의 가혹 행위 뒤에 일부 간부들의 편애가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특공무술 유단자인 김 병장은 지난해 말 책임 분대장을 맡으면서 '군기반장'으로 불렸고, 이 시점부터 폭행과 괴롭힘이 심해졌다는 것이다.

신고를 하려는 병사들에게는 흉기로 위협하는 발언까지 이어졌다. 실제로 피해 병사들은 “신고하면 식기도구함으로 찌르겠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대대장은 “한 사람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고 했으며 행정보급관은 피해 내용을 작성할 때 “많아 봐야 좋은 게 아니다. 안 넣어도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군인권센터 방혜린 팀장은 “일선 부대에서 사건을 어떻게 접근하고 처리하는지가 얼마나 부실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육군 7군단은 MBC에 대대장 등의 발언 진위 여부는 확인이 제한된다고 밝혔다.

유튜브, MBCNEWS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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