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기차여!”…태안서 울려퍼진 변사의 목소리, 어르신들 ‘추억 속으로’
2025-08-2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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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작 무성영화 ‘검사와 여선생’, 70여 년 만의 귀환
태안군 ‘영화 치유 프로그램’, 마을관리소 중심 공동체 돌봄 활동으로 큰 호응

“무정한 기차는 기적소리를 남겨놓고 떠나니, 오 기차여 언제 또 선생님을 만날 수가 있을까!”
충남 태안의 한 마을회관에 변사의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자리를 가득 메운 어르신들은 아련한 어린 시절의 추억에 잠겨들었다.
태안군은 지난 26일 소원면 파도리 파도어촌계복지회관에서 마을 주민 6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마음돌봄을 위한 영화 치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1948년작 무성영화 ‘검사와 여선생’을 상영했다고 밝혔다.
이날 상영회에는 변사가 직접 현장을 찾아 재치 있는 입담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영화를 해설해 큰 호응을 얻었다. 주민들은 “어릴 적 부모님 몰래 봤던 무성영화를 오랜만에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추억을 공유하는 친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행사는 군이 추진 중인 소원면 마을관리소의 마을돌봄 활동 지원 사업 중 하나다. 마을관리소는 주민이 스스로 마을 문제를 해결하는 거점 공간으로, 군은 주민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자 한국영상자료원 등의 후원을 받아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군 관계자는 “영화를 보기 어려운 지역 주민들께 함께 감정을 나누는 치유의 시간을 선물하고자 했다”며 “온정 가득한 공동체로 발돋움하는 소원면 마을관리소가 지역의 활력소가 되도록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군은 오는 10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다양한 영화를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