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펜 살 수 있나요?” 문의 폭주에 제조사가 밝힌 답변
2025-08-2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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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펜’ 찾는 문의 폭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탐낸 펜이 결국 ‘품절 사태’를 불렀다.

국내 수제 만년필 제작업체 제나일은 27일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려 주문 폭주로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고 알렸다. 하루 열 개 남짓만 만들 수 있는 소규모 공방이라 단기간에 몰린 주문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체는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지만 제작과 품질관리에 소홀해질 수 있어 부득이 주문을 닫는다”며 “들어온 주문은 차례대로 진행한 뒤 8월 말이나 9월 초 다시 판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관심은 지난 25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시작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방명록에 서명할 때 사용한 펜을 본 트럼프 대통령이 “좋은 펜”이라며 관심을 보였고, 이 대통령은 자리에서 바로 펜을 선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광으로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이 펜은 대통령실이 약 한 달 반 전 특별 주문해 제작한 제품이다. 원목과 금속을 결합한 두툼한 만년필로 케이스에는 태극 문양과 봉황이 새겨져 있다. 펜심은 시중 모나미 제품을 다듬어 서명용으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번 정상회담을 위해 금속 거북선, 맞춤형 국산 퍼터, 카우보이 마가 모자 등을 선물로 준비했으며, 펜은 이 대통령의 서명용이었지만 현장에서 즉석 선물로 건네졌다.

제나일은 장인이 원목을 직접 깎아 만드는 방식으로 펜을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미나무, 올리브나무 등 소재에 따라 색과 결이 달라지고 천연 왁스와 밀랍으로 마감한다. 기계로 대량 생산하는 방식이 아니어서 하루 열 개 남짓만 제작 가능하다. 판매 제품 가격은 8만~15만 원대다.
이 대통령이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자 제나일의 다른 제품까지 주문이 몰렸다. 홈페이지에는 곧바로 ‘솔드아웃’ 표시가 붙었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트럼프가 탐낸 펜’을 찾는 글이 이어졌다. 업체는 “대통령이 쓰신 펜은 따로 주문 제작된 제품이라 판매가 어렵다”며 “일반 제품 역시 주문을 다시 받을 시점을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 힘들다. 가능해지면 주문창을 열겠다”고 전했다.
다음은 제나일 홈페이지 공지 전문
안내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나일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관심 가져주시고 연락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가 소규모 공방인지라 많아도 하루에 열몇 개 정도만 제작이 가능한 규모인데, 짧은 순간에 너무 많은 주문이 들어와 주문량을 소화하기 어려워 주문을 닫아놓게 되었습니다.
지금 주문해주신 제품들은 모두 꼼꼼히 제작해서 보내드리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발송 가능한 일정에 대해서도 당장 계산이 어려워서, 전날 발송 가능하신 분들께 문자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순차적으로 꼼꼼하게 제작 진행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염치없고 송구스럽지만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정이 맞지 않으시다면 언제든 취소 처리 진행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많이 물어보시는 질문에 대해 답변드립니다.
Q. 이재명 대통령님의 펜을 구매할 수 있나요?
A. 따로 주문 제작된 제품이어서 판매가 어렵고 계획도 없는 상황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Q. 언제쯤 주문이 다시 가능할까요?
A. 지금으로서는 예측이 어렵습니다. 당장이 아닌 가능한 시기에, 인력이 확보돼야 주문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때 주문창을 다시 열어두는 정도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