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오른 건 처음” 9월부터 더 비싸진다는 '국민 식재료', 늦기 전 쟁여놔야
2025-08-2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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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이 없어 농협에서도 시세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
찌개, 볶음, 반찬 등 한국인의 밥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식재료 가격이 다음 달부터 더 비싸질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가 "감자 농사를 10년 넘게 지었지만 이 시기에 가격이 이렇게 오른 건 처음"이라며 "물량이 없어 농협에서도 시세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할 정도다.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이달 1~23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감자 평균 가격은 20kg당 3만 7080원으로 지난해 2만 8431원보다 30.4%, 평년 3만 800원보다 20.4% 인상했다.
가격 상승 원인으로는 생육기 폭염과 가뭄, 이달 중순 내린 비로 인한 수확 지연 등에 따른 출하량 감소가 꼽힌다. 실제 이달 가락시장의 감자 일평균 반입량은 221t으로, 지난해 231t보다 4.5%, 평년 225t보다 1.8% 감소했다.
감자 구 크기 감소로 상서율(상품으로 판매 가능한 비율) 역시 낮아지면서 특·상품 간 가격 차이도 커지는 등 품위 차이도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센터는 올해 고랭지감자 작황이 지난해와 전월보다 부진하다고 밝혔다. 7월부터 8월까지 최고기온이 지난해와 평년보다 높았고 강수량은 적어 생육이 지연됐다는 것이다.
특히 표본농가 조사 결과, 현재까지 수확된 고랭지감자의 구 크기는 전반적으로 작고 왕특(200g 이상) 비중은 지난해보다 10~20%포인트 낮았다. 반면 부패와 역병 등 병해 발생률은 예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 고랭지감자 전체 생산량은 11만 5000t 내외로 지난해 12만 6399t보다 9.4, 평년 12만 3441t보다 7.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재배 면적은 3660헥타르로 지난해보다 6.8% 줄었으며 예상 단수는 10아르(a)ekd 3129킬로그램으로 지난해보다 2.8%, 평년보다 6.6% 감소했다. 특히 구 크기 감소 등 영향으로 전월 대비 생산량 감소 폭이 확대됐다.
다만 최근 가격 강세에 따라 출하 시점이 앞당겨지면서 저장 노지 봄 감자 출하량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9월에는 저장 노지 봄 감자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많이 늘어나 전체 감자 출하량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센터는 출하량 감소와 상서율 하락이 맞물리면서 상품 가격 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9월 가락시장 감자 상품 가격은 20kg당 3만 9000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강원 영월군의 김남순 한반도감자연구회 회장은 "감자 농사를 10년 넘게 지었지만 이 시기에 가격이 이렇게 오른 건 처음"이라며 "물량이 없어 농협에서도 시세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봄철 냉해에 이어 6월 가뭄까지 겹쳐 감자가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라며 "농가 감자 생산량이 30%~50%까지 줄었지만 가격 상승 덕분에 큰 손해는 피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안 오른 게 없다…시금치, 배추, 축산물 등도 가격 껑충
한국 음식에 안 들어가는 데가 없는 시금치와 배추도 폭염과 폭우 등으로 가격이 폭등한 건 마찬가지다.
지난달 농림수산품 생산자물가는 지난달 대비 5.6% 상승했다. 특히 농산물이 8.9% 올랐고 이 가운데 시금치가 무려 171%, 배추는 51%나 뛰었다.
여기에 계절적인 요인으로 축산물 생산자 물가도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전체 생산자물가지수는 0.4% 올랐는데 크게 오른 농축산물이 전체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생산자물가는 한두 달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식탁 물가가 또다시 출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 지역을 기준으로 냉면, 삼겹살 같은 대표적인 서민 외식 물가가 오른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이상기후가 작황에도 영향을 주면서 전반적인 식품 물가 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