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병은 십자, 콜라병은 별… 바닥 무늬가 다른 이유 아시나요?

2025-08-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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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손에 쥐는 투명한 병, 바닥 모양은 왜 다를까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생수를 집어 들면 대부분은 용량이나 가격, 유통기한부터 확인한다. 그런데 병을 자세히 보면 바닥에는 어김없이 무늬가 새겨져 있다. 십자 모양, 원형, 혹은 별 모양까지 제각각인데, 얼핏 보면 단순한 장식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작은 무늬에도 분명한 이유가 숨어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이미지

생수병을 손으로 눌러보면 쉽게 찌그러지는 걸 알 수 있다. 그만큼 플라스틱이 얇고 가볍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만약 바닥이 완전히 평평하다면 조금만 힘을 받아도 금세 휘거나 기울어질 수 있다. 그래서 바닥에는 선이나 홈을 넣어 힘을 분산시키고 안정성을 높인다. 십자 모양이나 원형 패턴은 병이 흔들리지 않고 똑바로 서게 하고, 손으로 잡을 때도 쉽게 찌그러지지 않도록 보강해 준다.

마트 진열대에 수십 병이 한꺼번에 쌓일 때도 이 무늬가 제 역할을 한다. 바닥이 평평하면 작은 충격에도 병들이 쉽게 흔들려 넘어질 수 있지만, 홈과 돌기가 받침대처럼 작동해 무게를 고르게 나눠준다. 운송 과정에서 트럭에 실린 병들이 서로 부딪히며 쓰러지는 걸 막아주는 효과도 있다.

여름철 생수를 냉동실에 넣어 얼려본 적이 있다면 바닥이 불룩 튀어나와 제대로 서 있지 못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물이 얼면서 부피가 늘어나기 때문인데 바닥에 홈이 없는 병이라면 쉽게 뒤틀리거나 심지어 터질 수도 있다. 십자형이나 원형 홈은 이런 팽창 압력을 분산시켜 병이 최소한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

페트병.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JARIRIYAWAT-shutterstock.com
페트병.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JARIRIYAWAT-shutterstock.com

탄산음료병 바닥은 특히 별 모양으로 되어 있다. 이유는 내부 압력 때문이다. 콜라나 사이다처럼 이산화탄소가 들어간 음료는 병 안에서 압력이 계속 생긴다. 만약 바닥이 평평하다면 압력을 견디지 못해 병이 쉽게 변형되거나 터질 위험이 있다. 실제로 만약 콜라를 생수병에 담는다면, 내부 압력 때문에 바닥이 불룩 튀어나와 제대로 서 있지 못하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제품 불량으로 오해할 수 있고, 이는 곧 브랜드 신뢰와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별 모양의 오목한 구조는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압력을 여러 방향으로 흩어내 병이 형태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그래서 탄산음료병 바닥은 모두 꽃잎 모양처럼 보이는 별 구조를 쓰는 것이다.

이 구조는 온도 변화에도 대응한다. 여름철 뜨거운 차 안에 두었을 때나 냉장고에 보관했을 때, 병 안의 압력은 급격히 변한다. 바닥 무늬가 없으면 이런 상황에서 병이 쉽게 찌그러지거나 튀어나올 수 있다. 특히 탄산음료는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별 모양 바닥이 필수적이다.

또한 제조 과정에서도 장점이 있다. 최소한의 플라스틱으로도 강도를 확보할 수 있어 재료를 절약할 수 있고, 재활용할 때도 병이 안정적으로 압축된다. 최근에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병을 더 얇게 만드는 추세인데, 이럴수록 바닥 무늬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결국 우리가 무심코 보던 생수병 바닥 무늬는 병을 안정적으로 세워두고, 진열과 운송 과정에서 흔들림을 막아주며, 내부 압력과 온도 변화까지 견디게 해준다. 단순한 디자인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일 사용하는 투명한 병 속에 숨어 있는 작은 기술적 장치다.

페트병 아래 바닥이 꽃모양인 이유 / 유튜브, EBS 키즈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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