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톱배우만 네 명…예고편부터 반응 터진 '초호화 캐스팅' 한국 영화

2025-08-2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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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BIFF)서 최초 공개되는 배우 겸 감독 하정우 신작

올해로 30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개막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배우 하정우가 연출자로 돌아온 신작 ‘윗집 사람들’이 예고편 공개와 동시에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정우, 공효진, 이하늬, 김동욱이라는 주연급 배우 네 명이 한 작품에 모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영화 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영화 '윗집 사람들' 예고편 / 유튜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영화 '윗집 사람들' 예고편 / 유튜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30주년, 감독으로 돌아온 하정우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기예르모 델 토로, 마이클 만, 두기봉, 지아장커 등 해외 거장 감독들이 대거 참석을 확정하며 개막 전부터 기대감을 높였다. 한국에서는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감독이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초호화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배우 출신 감독들의 작품도 세 편이나 공식 상영작에 포함되며 이목을 끈다.

그중 가장 주목받는 작품이 바로 하정우 감독의 네 번째 연출작 ‘윗집 사람들’이다. 하정우는 지난 2013년 ‘롤러코스터’를 시작으로 ‘허삼관’, ‘로비’ 등에서 연출자로서 도전을 이어왔고, 이번 작품으로 다시 한번 감독 겸 배우로 나섰다. BIFF는 이번 영화를 ‘한국영화의 오늘 – 스페셜 프리미어’ 섹션에 배치해 상징성을 더했다.

영화 '윗집 사람들' 예고편 / 유튜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영화 '윗집 사람들' 예고편 / 유튜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층간소음을 코미디로 풀다

‘윗집 사람들’(제작 퍼펙트스톰필름)은 층간소음 문제로 마주하게 된 윗집 부부와 아랫집 부부의 예측불허 식사 자리를 코믹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기존에 층간소음을 다룬 영화들이 주로 공포나 스릴러 장르(‘노이즈’, ‘백수아파트’ 등)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현실적 갈등을 위트와 유머로 변주한 점이 차별점이다.

공개된 예고편에는 “누구 오는 거야? 윗집 온다고 윗집?”, “우리 식사하는 동안 나 좀 자연스럽게 스킨십 좀 해 줘”, “깍지를 끼는 순간 아 서로에게 점점 미쳐갔죠” 같은 대사들이 담기며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짧은 장면만으로도 캐릭터 간 미묘한 긴장과 코미디적 어색함이 동시에 묻어나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초호화 캐스팅, 주연급 네 명의 조합

이번 작품에서 하정우와 이하늬는 층간소음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는 윗집 부부 김 선생과 수경을 연기한다. 반면 공효진과 김동욱은 아랫집 부부 정아와 현수로 등장한다. 네 배우 모두 독립적으로도 작품을 이끌 수 있는 주연급 배우들이라는 점에서 ‘초호화 캐스팅’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영화 '윗집 사람들' 예고편 / 유튜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영화 '윗집 사람들' 예고편 / 유튜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하정우는 이하늬와는 처음으로 부부 호흡을 맞추지만, 공효진·김동욱과는 이미 여러 차례 작품에서 인연을 맺었다. 공효진과는 2012년 ‘러브픽션’과 ‘577 프로젝트’ 이후 13년 만의 재회다. 김동욱과는 ‘국가대표’(2009), ‘신과함께’ 시리즈, 최근작 ‘하이재킹’까지 다섯 번째 호흡을 이어간다. 덕분에 배우 간 케미스트리에 대한 기대가 높다.

예고편 반응, 네티즌 “캐스팅 미쳤다”

예고편 공개 후 온라인에서는 기대 섞인 반응이 쏟아졌다. “주연급 네 명을 한 작품에서 본다니”, “하정우가 직접 감독이라니 흥미롭다”, “공효진과의 재회라니 감회가 새롭다” 등 반응이 대표적이다. 일부 네티즌은 “12월 개봉만 기다리겠다”, “예측 불가능한 대사 톤이 신선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왕성한 활동 속 부진한 성적표

올해 하정우는 유독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브로큰’, ‘로비’, 다큐멘터리 내레이션 ‘무명 無名’에 이어 이번 ‘윗집 사람들’까지 벌써 네 번째 작품을 선보인다. 그러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무명 無名’이 다큐멘터리로는 이례적으로 6만 관객을 모으며 선방했지만, ‘브로큰’(19만), ‘로비’(26만)는 흥행 한계에 부딪혔다. 이런 상황에서 ‘윗집 사람들’은 하정우에게도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영화 '윗집 사람들' 예고편 / 유튜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영화 '윗집 사람들' 예고편 / 유튜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바이포엠스튜디오와 손잡다

특히 이번 작품은 투자·배급사 바이포엠스튜디오와 손잡은 첫 영화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바이포엠스튜디오는 SNS 중심의 마케팅 전략으로 ‘소방관’(385만), ‘히트맨2’(254만), ‘승부’(214만) 등 흥행작을 잇달아 배출했다. 최근에는 ‘노이즈’로 170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성공 사례를 이어갔다. 하정우의 신작이 바이포엠스튜디오의 흥행 공식과 결합하면서, 그간 아쉬웠던 성적을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유튜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배우가 만든 영화들, BIFF서 존재감

한편,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는 하정우 외에도 배우가 직접 만든 영화들이 줄줄이 소개된다. 고경표는 기획·제작·편집·출연까지 모두 맡은 첫 장편 ‘미로(MAZE)’를 ‘비전’ 섹션에 선보인다. 정우 역시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짱구’를 내놓으며 감독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고경표의 ‘미로’는 아내를 잃고 삶의 균열 속에서 방황하는 남자의 심리를 파고드는 작품이다. 신예부터 중견 감독까지 아우르는 ‘비전’ 섹션 초청작으로 선정되며 창작자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정우의 ‘짱구’는 본인이 각본과 연출을 맡아 배우로서의 뿌리를 돌아보는 성장담을 풀어낸 작품이다. ‘그 겨울 나는’으로 부국제 3관왕에 올랐던 오성호 감독과 공동 연출을 맡아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 '윗집 사람들' 스틸컷 / 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 '윗집 사람들' 스틸컷 / 바이포엠스튜디오

새로운 도전의 무대

올해 BIFF는 단순히 화려한 해외 게스트와 대작만이 아니라, 한국 배우들이 창작자로서 얼마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윗집 사람들’은 현실적이면서도 예측불가한 상황을 코미디로 비틀어낸 독창성이 돋보이며, 네 명의 주연급 배우가 만들어내는 앙상블이 작품의 가장 큰 힘이다.

하정우가 연출자로서 흥행 부진의 흐름을 끊고 다시금 존재감을 입증할 수 있을지, 또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관객과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영화계가 주목하는 대목이다. 예고편 한 편만으로도 이미 ‘초호화 캐스팅’이라는 화제성을 입증한 만큼, 본편이 개봉되는 12월 관객들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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