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3000원짜리 치킨을 5000원에 무한정 판매' 거짓 아닌 사실이었다
2025-08-2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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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신규 가입자 이벤트 덕에 벌어진 '치킨 대란'

치킨 한 마리 가격으로 콜라만 수십 개를 주문할 수 있는 기이한 현상이 배달의민족에서 벌어지고 있다. 신규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1만8000원 할인 쿠폰을 활용해 치킨과 콜라를 대량 주문하는 이용자가 급증하는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인 것일까.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올라온 게시글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신규 가입자에게 BBQ와 처갓집양념치킨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1만80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이 쿠폰을 이용하면 2만3000원짜리 메뉴를 5000원에 주문할 수 있다.
그런데 배달의민족에서 탈퇴한 뒤 재가입하면 이 쿠폰을 사실상 무한정 사용할 수 있다. 2만3000원짜리 치킨을 1만8000원 할인하는 이벤트를 한 명당 999번이나 해주는 셈이다. 실제로 일부 이용자가 탈퇴와 재가입을 반복하며 쿠폰을 무한정 발급받고 있다. 이 때문에 치킨을 한 사람이 대량 주문하거나 보관 기간이 짧은 치킨 대신 오랫동안 보관 가능한 콜라만 2만3000원어치씩 여러 차례 주문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쿠폰 하단에 '쿠폰사용 후 재발급받을 수 있다', '본인 인증 기준 1일 999회 발급 가능하다'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는 점이다. 시스템을 악용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배달의민족이 밝혀둔 셈이다.
한 네티즌은 "저거 악용이라고 하는 사람들 많은데 배민 상담원에게 물었더니 악용하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 쿠폰 밑에 1인당 999회까지 재발급 가능하다고 써져 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이용자는 "진짜로 999번 재발급 받고 써도 된다는 소리냐"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에 따르면 한 달 전부터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몇 주 전부터 한 건데 막을 거면 진작에 막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한 달 전부터 디시인사이드 치킨 갤러리를 통해 알려졌다. 청년피자, BBQ, 처갓집, 네네치킨에서 사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자영업자들이 가족 휴대전화까지 동원해 자신의 매장에 무한 주문을 넣어 매출을 늘리는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한 네티즌은 "자영업하는 사람은 가족 폰까지 이용해 자기 가게에서 무한대로 주문하면 돈을 복사하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의 의견은 갈린다. 일부는 "탈퇴와 재가입을 무한 반복이면 악용이 분명하다"라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배달의민족도 알고 쿠폰을 뿌리는 거 같다"라는 반응도 있다.
배달의민족은 아직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너무 큰 화제를 모은 까닭에 정책 변경이 있을 수 있다는 예상도 일부 이용자 사이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