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호중 갇힌 교도소'는 죄수와 직원이 함께 바비큐 구워먹는 곳

2025-08-2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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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이자 유일의 민영교도소... 죄수 만족도 최고 수준

가수 김호중 / 뉴스1 자료사진
가수 김호중 / 뉴스1 자료사진

음주운전 뺑소니로 복역 중인 가수 김호중이 최근 소망교도소로 이감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벽돌담 너머로 푸른 산이 보이는 경기 여주시의 이 교정시설은 일반 교도소와 달리 수용자를 번호 대신 이름으로 부른다. 직원과 수용자가 함께 고기를 구워 먹는 바비큐 행사도 열린다. 국내 유일한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의 일상 풍경이다.

소망교도소는 2010년 12월 개소된 대한민국 최초이자 유일의 민영교도소로 아시아 최초의 민영교도소다. 여주시 북내면 21만4000여㎡ 부지에 위치한 이 시설은 개신교 계열 아가페 재단이 설립했다.

2000년 '민영교도소 등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것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연합해 설립한 재단법인 아가페가 230여억원의 초기 건축비용을 투입해 건립했다. 처음 수용 정원은 300명이었지만 두 차례 증원을 거쳐 현재는 400명이다.

소망교도소 / 소망교도소 홈페이지
소망교도소 / 소망교도소 홈페이지

소망교도소는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교정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미국·영국·일본·독일 등 선진국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민간 교도소가 운영되는 것과 달리 순수 비영리 재단법인 형태로 운영된다.

기독교 재단이 운영하는 만큼 운영 철학도 독특하다. 소망교도소는 '수용자 개개인의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을 통해 자신과 가족, 사회와 화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목표를 내세운다. 실제로 수용자를 수형번호 대신 이름으로 부르고, 직원과 수용자가 매일 같은 메뉴로 식사하는 등 가족 같은 공동체 문화를 지향한다고 설명한다.

교육 프로그램도 차별화돼 있다. 성격유형검사(MBTI), 우울척도검사(BDI) 등을 실시하고 인문학이나 음악·미술, 영성 훈련 등을 진행한다. 직업훈련으로는 다른 교도소에서 보기 힘든 커피 바리스타 과정을 운영한다. 모든 수형자와 직원이 한데 모여 바비큐 행사를 갖기도 한다.

수용 환경도 국영교도소보다 나은 편이다. 일반 교도소의 수용률이 105.8%인 반면 소망교도소는 98%다. 1인당 수용 면적도 일반교도소 2.58㎡에 비해 소망교도소는 3.98㎡로 더 넓다.

하지만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형기 7년 이하·잔여형기 1년 이상, 2범 이하, 20세 이상 60세 미만의 남성 등 입소 조건이 있다. 조직폭력사범과 마약류 사범은 제외된다. 이런 조건을 충족해도 소망교도소의 면접을 통과해야 입소할 수 있다. 수용 여건이 좋다 보니 이감 희망자가 몰리지만 선발 인원의 약 2배수 규모로만 1차 선정한 뒤 면접으로 최종 선발한다.

소망교도소 심리치료실 / 소망교도소 홈페이지
소망교도소 심리치료실 / 소망교도소 홈페이지

소망교도소 수용자 중 절반 이상이 강력범이며 단기 수형자가 많다. 2021년 기준 성폭력 범죄를 포함한 강력범이 57%, 사기를 포함한 재산범이 29% 수준이었다. 성폭력범이 166명으로 가장 많고 사기 97명, 강도 22명, 살인 9명 순이었다. 형기별로는 1~3년의 단기수형자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고 초범이 전체의 65.5%였다.

민영교도소의 교정 효과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2020년 기준 소망교도소 재복역 인원 비율은 12.8%로, 유사한 국영 교도소 3곳의 전체 평균치(25.2%)보다는 낮았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정읍교도소(38.3%)보단 낮지만 영월교도소(1.8%)나 천안개방교도소(4.9%)보다는 높다.

수용자 생활 만족도는 높게 나타났다. 국영교도소 3곳의 만족도가 2.83~3.20인 반면 소망교도소는 3.83으로 조사됐다. 시설과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도 전반적으로 높았다. 이에 따라 범죄 가해자에게 '과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소망교도소 내부 / 소망교도소 홈페이지
소망교도소 내부 / 소망교도소 홈페이지

세계적으로 보면 민영교도소는 이미 여러 나라에서 도입됐다. 미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민영교도소를 도입해 현재 약 30여개 주에서 민영화된 구금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미국의 민영 교정기업들은 교도소 운영뿐만 아니라 법원의 집행유예나 벌금형, 가석방 대상자 등에 대한 보호관찰 사무도 연방·주정부와 계약을 맺어 집행한다.

영국도 1990년대부터 PFI(Private Finance Initiative: 공공 사업을 민간 자본으로 추진하는 사업) 방식으로 민영교도소를 도입했다. 호주는 1990년 멜버른 교도소를 시작으로 민영교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독일과 일본도 부분적으로 민영교도소 제도를 도입했다. 브라질 등 남미 국가들도 민영교도소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추가 민영교도소가 설립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이다. 소망교도소는 초기 건축비로만 230여억원이 들었고 현재 예산의 90%를 정부에서 지원받고 있다.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종교 단체가 아니면 운영 주체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교정시설이 혐오시설로 인식돼 지역 주민 반대도 설립의 장벽이 되고 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연인원 7159명이 봉사활동을 하는 등 연간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의 도움과 국영교도소의 3분의 2 수준인 직원 인건비로 운영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이런 조건을 갖춘 운영 주체를 찾기는 쉽지 않다.

소망교도소는 15년째 국내 유일한 민영교도소로 운영되고 있다. 과밀 수용 등의 문제로 민영 교도소의 필요성은 지속해 제기되지만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추가 설립은 어려운 상황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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