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즐기러 온 사람들 때문에... 해산물 생산량 절반 급감

2025-08-3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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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취미인데요?"… 수백 명 몰려와 씨앗까지 싹쓸이한 '이것'

해루질하는 사람들 / SBS 뉴스
해루질하는 사람들 / SBS 뉴스

어둠이 깔린 인천 영흥도 바다에 수백 개의 불빛이 반짝이며 갯벌을 뒤덮는다. 외지인들이 해루질을 위해 헤드랜턴을 켜고 조개, 낙지, 소라를 캐는 모습이다.

인천 영흥도의 한 어촌마을에서 외지인들의 해루질이 갈등을 낳고 있다. 물이 빠지면 수백 명이 갯벌로 몰려들어 해산물을 채취한다. 이 과정에서 어민들이 관리하는 양식장이 훼손되고 수확량이 급감한다.

SBS 30일자 보도에 따르면 어민들이 어장 입구에서 외지인의 출입을 막으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한 외지인은 "바다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거 아니냐"라면서 "불법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한 외지인은 "그냥 심심풀이로 줍는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크기에 상관없이 마구잡이로 해산물을 캐가는 바람에 어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실제로 하루 약 150명이 종패를 훼손하며 수확량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영흥도 내리 어촌계장은 "하루에 3~4톤 나와야 하는데 2톤도 안 나온다"고 밝혔다. 내리 어촌계 어민은 "한 명이 아니라 200~300명씩 해루질하러 온다. 들어오면 우리가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해루질하는 사람들 / SBS 뉴스
해루질하는 사람들 / SBS 뉴스

외지인 방문이 급증한 배경은 온라인 입소문이다. 유튜브, 동호회, SNS를 통해 해루질 명소가 공유되고 단체 모집 글이 올라오며 방문자가 늘었다. 70대 고령 어민이 대부분인 마을에서 양식장 관리와 외지인 통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법규도 갈등을 부추긴다. 수산자원관리법은 비어업인의 무분별한 채취를 제한하지만, 수상레저안전법은 안전에 유의하면 가능하다고 본다. 이로 인해 어민과 외지인의 몸싸움도 벌어진다.

네티즌 반응은 엇갈리지만 대체로 어민 피해에 공감하며 외지인을 비판하는 의견이 많다.

한 네티즌은 "어촌계가 바다 갯벌을 자기 땅처럼 구는 건 별로지만 동호회는 너무한다"고 썼다. 또 다른 이는 "취미로 해루질을 할 때 어촌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았는데, 동호회 수백 명이 떼로 오는 거 보고 질려서 그만뒀다. 저건 아니다"라고 했다.

네티즌들의 다양한 반응을 모아봤다.

"생태 보호를 위해 외국처럼 1인당 채취량을 제한하고 어기면 살벌하게 벌금을 물려야 한다. 어민이 나설 일도, 싸울 일도 아니다.“

"동호회 사람들이 낙지든 소라든 손톱만 한 것도 다 담아가는 걸 봤다. 큰 것만 골라가면 되는데 깔깔대며 다 가져가더라. 이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취미로 바다에 들어갈 순 있지만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는 채취는 자연을 망치고 어업인에게 피해를 준다. 제재하지 않으면 씨가 마른 뒤 세금을 더 써야 한다. 제대로 단속해야 한다.“

"왜 적당히를 모르나. 200~300명이 오면 그게 해적떼지 해루질이냐."

"밭에 씨 뿌렸는데 수백 명이 매일 쓸어가면 열 받는다. 저 사람들은 그걸로 밥 먹고 산다. 취미랑 비교할 순 없다.“

"무리 지어 남한테 피해 주지 말자. 러닝크루, 자전거 동호회, 해루질 동호회. 소속감 때문에 도덕성을 잃으면 사이비나 조폭이랑 뭐가 다르나."

"정상적인 동호회가 없나? 사람 만나고 싶으면 동네 청소 동호회나 하라.“

"외지인이 소량 캐가는 걸 양성화하는 갯벌도 있어야 하는데, 어업권으로 다 틀어막거나 유료 채취장이거나 채취할 게 없는 곳뿐이다. 수백 명이 오니 못 막는다. 가족 두세 명이 재미로 캐러 가면 욕먹고 쫓겨난다."

"외가가 어촌이고 외할머니가 해녀다. 종패 키우고 쓰레기 줍는 건 주민이 하고, 망치고 재미 보는 건 외지인이다.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자체가 채집량 제한 안내하고, 바구니나 비닐봉지를 팔아 그 양만큼만 캐게 하면 윈윈이다. 수익은 자원 관리와 어민 지원에 쓰면 된다. 정치인이 문제다."

"먹고살 만한 사람들이니 자제하거나 체험 행사 때 이용하라. 과격한 어민도 있으니 조심하라."

"미국처럼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수산물 채취는 허가를 받고, 취미면 양을 제한한다. 한국인들이 미국에서 산나물 캐다 벌금 맞았다. 채취량 제한 법이 필요하다."

어촌과 해루질 동호회의 갈등에 대해 전하는 SBS 뉴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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