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선 바뀐다... 앞으로 한국인들이 광어 대신 먹게 될 '1순위 물고기'

2025-08-31 14:38

add remove print link

한국 식탁을 바꿀지도 모르는 강력한 후보 생선

벤자리 / 국립생물자원관
벤자리 / 국립생물자원관

지구의 바다가 보내는 경고가 또다시 울리고 있다. 고수온 현상으로 인해 양식장의 생물들이 대량 폐사하며 해산물 산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주도에서는 새로운 양식 품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벤자리’라는 생선이 있다. 이 생선은 앞으로 우리 식탁을 바꿀지도 모르는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유튜브 채널 ‘수상한생선’이 최근 공개한 영상 ‘광어 대신 먹게 될 생선? 수온 상승으로 변하고 있는 해산물’을 바탕으로 벤자리의 가능성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고수온 현상은 양식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바다 수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양식장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했다. 여러 양식장이 개체수 밀도를 낮추고자 수십만 마리의 양식어를 긴급 방류했다. 하지만 이런 임시방편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해양 환경이 급변하며 생물들의 서식지가 바뀌고, 양식 어류는 한 곳에 고정된 환경 때문에 이동할 수 없어 폐사 위험이 크다. 특히 한국 양식업은 고수온으로 인한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수온 변화에 강한 양식 품종 개발에 나섰다. 제주도에 있는 아열대수산연구소가 그 중심에 있다.

벤자리 / 국립생물자원관
벤자리 / 국립생물자원관

아열대수산연구소는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양식 기술을 연구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바다 환경 대신 육상 수조에서 다양한 어종을 연구한다. 육상 수조는 온도, 염도 등 환경 조건을 정밀하게 통제할 수 있어 실험에 최적이다. 연구소에는 10m 높이의 거대한 수조도 눈에 띈다. 이 수조에서는 참다랑어 양식을 시험 중이지만, 현재 산란 시기라 직접 관찰은 어렵다. 대신 연구소에서 가장 주목받는 어종은 바로 벤자리다.

벤자리는 하스돔과에 속하는 아열대성 어종이다. 자연 상태에서는 60cm까지 자라는 큰 물고기다.

벤자리가 주목받는 이유는 고수온에 강한 특성 때문이다. 제주도나 남쪽 먼바다에 서식하는 이 어종은 육지에서 쉽게 볼 수 없어 생소하다. 하지만 고수온 환경에서도 잘 버티는 특성 덕분에 새로운 양식 품종으로 각광받는다. 우리나라 바다에서 양식하려면 겨울의 낮은 수온도 견뎌야 한다. 다행히 작년 제주도 양식장에서의 실험에서 벤자리는 겨울을 안정적으로 버텼다. 이에 따라 벤자리가 상업적 양식 품종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높였다. 가까운 미래에 광어회 대신 벤자리 회가 식탁에 오를 날이 올지도 모른다.

벤자리 치어 / 연합뉴스
벤자리 치어 / 연합뉴스

벤자리의 특징을 더 자세히 살펴보자. 이 어종은 하스돔과 특유의 단단한 체형과 강한 생존력을 지녔다. 자연 환경에서는 산호초나 암초 주변에서 주로 서식하며, 작은 갑각류나 어류를 먹이로 삼는다. 양식 환경에서는 사료를 통해 영양을 공급받아 빠르게 성장한다. 특히 고수온에서도 생존율이 높아 기후 변화에 취약한 기존 양식 어종을 대체할 후보로 적합하다.

또한 벤자리는 식감이 쫄깃하고 비린내가 적어 식용으로도 매력적이다. 유튜버는 제주도 횟집에서 벤자리를 맛본 적이 있다면서 산란기가 지나 지방이 빠진 상태임에도 꼬독꼬독한 식감과 깔끔한 맛이 돋보였다고 했댜. 비린내가 거의 없는 데다 맛 또한 뛰어나 식탁에서 사랑을 받을 만한 자격을 갖췄다.

고수온 현상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다. 지구의 급격한 환경 변화는 생물들의 서식지를 뒤바꾼다. 많은 이들은 환경이 변하면 생물들이 그 자리에서 죽는다고 오해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더 적합한 환경을 찾아 이동한다. 문제는 양식 어류가 이런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고정된 양식장에서 수온이 급변하면 대량 폐사가 불가피하다. 이로 인해 양식업계의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폐사한 양식 수산물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하고, 육상 양식이나 새로운 품종 개발 같은 대안을 모색 중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양 환경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여름은 더 더워지고, 겨울은 더 추워지며, 양식 품종을 연구할 때 고려해야 할 변수는 점점 늘어난다. 벤자리 같은 새로운 품종은 이런 변화에 대응하는 첫걸음일 수도 있다. 대량 양식에 성공하면 벤자리가 광어를 대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상한생선' 유튜브 채널이 벤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