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진 않았지만 오늘까지 잘 왔다” 3번째 비자발급 소송 이긴 유승준, 심경 고백
2025-09-0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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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기피 논란으로 한국 입국 금지된 가수 유승준
2002년 병역 기피 논란으로 한국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48·본명 스티브 승준 유)이 세 번째 비자 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리한 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심경을 털어놨다.

유승준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유승준 인생 토크' 영상에서 가족과의 소중한 추억들을 회상하며 속마음을 공개했다.
그는 아내와의 만남에 대해 "15살에 만나 33년, 34년이 됐다. 내가 가장 힘들 때 결혼해 날 깊이 안아줬다"고 말하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 네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의 모습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아이들이 넷이나 돼서 가끔 생일도 가물가물하다"며 어깨 문신에서 아들의 생일을 확인하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특히 자녀들에게 문신을 하지 말라고 조언해온 이유를 설명하며 "어릴 때 아들들 샤워를 시켜주면서 말을 알아듣기 시작할 때부터 늘 '몸에 문신 안 했으면 한다'고 했다. 나는 했으면서. 왜냐면 내 눈엔 벌써 이렇게 완벽하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운데 왜 거기에"라며 "그런 마음이 생기고 나서부터, 10년 전부터 나도 문신을 안 했다"고 밝혔다.
딸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드러냈다. "쌍둥이 딸들은 '왜 아빠 몸에 우리 이름은 없냐. 첫째 오빠도, 둘째 오빠들 이름은 있는데'라고 한다"며 "그러면 나는 '너희들은 아빠 가슴 안에 간직하고 있다'고 말해준다"고 전했다.
첫째 아들에 대해서는 "되게 착하다. 나를 안 닮았다"면서 "첫째를 인생에서 제일 깜깜한 터널을 지날 때 얻었다. 첫째는 나한테는 등불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유승준은 영상 설명란을 통해서도 심경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제게 가장 큰 축복이 있다면 사랑하는 아내와 사랑하는 가족을 얻은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저는 모든 것을 얻었다. 가슴 아픈 일이 있을 때도 늘 마음은 풍성하고 감사했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을 보면서 힘을 얻었다. 특히 쌍둥이 딸들은 볼 때마다 제게 힐링 그 자체"라고 적었다.
그는 또 "힘들고 아플수록 사랑과 용납과 위로는 더욱 가깝고 깊어지더라"면서 "고난을 지날 때는 가짜와 진짜가 구별되고 유한한 것과 무한한 것도 구분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실수와 후회 없이 인생을 배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며 "주름이 늘고 흰 수염이 늘어야 조금씩 깨닫게 되는 게 인생이다. 그 누구도 예외는 없다. 잃어버리고 나서야 소중했다는 걸 깨닫게 되니 저는 참 미련한 사람"이라고 자신을 되돌아봤다.
마지막으로 "쉽진 않았지만, 오늘까지 잘 왔다. 이 세상에 쉬운 인생이 있을까"라며 "어떻게 해서든 사실을 왜곡하고 진심을 퇴색시키는 미디어의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같은 심경 고백은 유승준이 지난달 28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세 번째 비자 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이정원)는 지난달 28일 유승준이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을 상대로 제기한 비자 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를 입국 금지해야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공익과 사익 간 비교 형량을 해볼 때 피해 정도가 더 커서 비례원칙에 위반된다"며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은 처분 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재량권의 일탈 남용으로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원고의 과거 행위가 적절했다고 판단하는 건 결코 아니라는 점을 밝힌다"고 선을 그었다.
유승준은 2002년 군 입대를 앞두고 해외 공연을 위해 출국한다며 한국을 떠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회피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한국 입국이 제한되면서 비자 발급을 위한 법정 다툼을 이어왔다.
2015년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F4) 비자를 신청했으나 거부당하자 첫 번째 소송을 제기했다. F4 비자는 외국 국적을 취득한 한국계 외국인이 한국에 장기 체류할 수 있는 비자다.
당시 1·2심에서는 패소했지만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하지만 LA 총영사관은 "병역 의무 회피는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이후에도 계속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유승준은 2020년 두 번째 소송을 통해 2023년 대법원에서 다시 승소했으나, 영사관이 또다시 거부 처분을 내리자 지난해 세 번째 소송을 제기해 이번에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1997년 가수로 데뷔한 유승준은 '가위', '나나나', '열정' 등의 히트곡으로 큰 인기를 모았으나 병역 기피 논란으로 한국 연예계에서 퇴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