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vs 메추리알, 알고 보면 크기보다 더 중요한 '차이'
2025-08-3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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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밀도의 비밀, 달걀과 메추리알의 다른 점
한국인의 밥상에 빠지지 않는 단골 식재료 중 하나가 바로 달걀이다.
아침 식탁의 계란후라이, 점심 도시락의 계란말이, 간식용 삶은 달걀까지 계란은 일상에서 가장 친숙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한입 크기로 장조림이나 반찬에 자주 등장하는 메추리알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흔히들 “메추리알은 그냥 작은 달걀”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영양학적으로 살펴보면 두 알 사이에는 크기 이상의 차이가 존재한다.
우선 가장 큰 차이는 영양 밀도다. 닭알과 메추리알을 똑같이 100g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메추리알이 단백질과 지방, 철분, 셀레늄, 비타민 B군 등 일부 영양소에서 더 높은 수치를 보인다. 특히 철분 함량이 풍부해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닭알은 크기가 커서 한 알만 먹어도 충분한 포만감을 주며,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아미노산 구성을 자랑한다. 다시 말해 닭알은 ‘일상적인 단백질 공급원’으로, 메추리알은 ‘소량으로 영양 보충이 가능한 밀도 높은 식품’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메추리알에는 콜레스테롤이라는 또 다른 변수도 있다. 메추리알은 작은 크기에 비해 노른자의 비율이 높아, 같은 무게 대비 닭알보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많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성인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있는 사람은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계란과 메추리알 모두 하루 1~2회, 균형 잡힌 식단 속에서 섭취한다면 큰 부담은 없다”며 “특히 메추리알은 반찬으로 소량 섭취되는 경우가 많아 일상적 소비에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한다.
알레르기 측면에서도 두 알은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닭알 알레르기를 가진 일부 환자들은 메추리알을 상대적으로 잘 소화하기도 한다. 그러나 두 알 모두 난단백질이 주요 알레르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교차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섭취에 신중해야 한다. 알레르기 전문의들은 “닭알 알레르기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메추리알이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특히 어린이의 경우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과 지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맛과 질감 역시 구별되는 포인트다. 닭알은 흰자와 노른자의 비율이 균형 잡혀 있어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을 내며, 다양한 요리의 주재료로 활용된다. 반면 메추리알은 노른자 비율이 높아 고소하고 진한 풍미를 낸다. 때문에 주로 장조림, 국물 요리, 샐러드 토핑처럼 보조 재료로 쓰이며, 작고 앙증맞은 모양 덕분에 한입 간식으로도 인기가 많다. 다만 메추리알은 껍질이 얇고 크기가 작아 껍질을 까는 과정이 번거롭다는 불편함이 있다.
조리 활용도에서도 두 알은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다. 닭알은 오믈렛, 스크램블, 베이킹 재료 등 다양한 형태로 변주가 가능하다. 반면 메추리알은 크기가 작아 메인 요리보다는 반찬이나 곁들임 요리에 주로 사용되며, 시각적으로도 요리에 포인트를 줄 수 있다. 영양학적으로 접근하면 닭알은 ‘메인 단백질 공급원’, 메추리알은 ‘영양 농축 보조 식품’이라는 성격이 뚜렷하다.
결국 계란과 메추리알은 서로 경쟁하는 식품이 아니라, 상황과 목적에 따라 다르게 활용할 수 있는 상호 보완적인 식재료라 할 수 있다. 건강을 위해서는 두 알 모두 과다 섭취를 피하고, 채소·곡류·육류 등과 함께 균형 잡힌 식단 속에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