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 가야 할 판”.... 강릉 시민들, 수도 계량기 75% 잠그는 강력 조치에 불안 고조

2025-08-31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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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저수지 저수율 15% 아래로 떨어져

강릉이 기록적인 가뭄으로 물 공급 위기에 직면했다. 일부 시민들은 가족 단위로 ‘피난’을 고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31일 강원 강릉시 대관령샘터에서 시민들이 식수로 사용할 물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31일 강원 강릉시 대관령샘터에서 시민들이 식수로 사용할 물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강릉시는 31일부터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5% 아래로 떨어짐에 따라 수도 계량기의 75%를 잠그는 강력한 제한 급수에 돌입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강릉 시민들의 혼란은 지역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시민들은 "단수되면 아이들 데리고 친정으로 피난 가야 할 판", "주말마다 친정이나 시댁 가서 빨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직장 출퇴근, 자녀의 학사 일정 등 현실적인 제약으로 지금은 사태를 지켜보며 긴장만 고조되는 상황이다.

저수율 하락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31일 오후 9시 기준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4.7%까지 하락했다. 이날 오전 7시 40분경 14.9%로 15% 선이 붕괴된 이후 불과 몇 시간 만에 0.2%포인트가 더 떨어졌다.

강릉시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오봉저수지의 농업용수 공급을 전날부터 중단했다. 이 조치로 수도 사용 가능 일수는 일주일가량 연장됐지만, 현재 추세라면 9월 24일이면 물이 완전히 고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 강릉 전역에 소나기가 내리긴 했지만 주문진 8.5㎜, 경포 2㎜, 북강릉 0.6㎜ 수준에 그쳐 가뭄 해소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다.

강릉시는 가뭄 장기화에 대비해 전국에서 소방차를 동원해 홍제정수장에 물을 운반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생수, 즉석밥 등 조리 없이 섭취 가능한 식품을 미리 구입하기도 했다. 물 없이 씻을 수 있는 드라이 샴푸나 샤워 티슈 등도 평소보다 판매량이 늘었다. 한 생활용품 판매점 관계자는 “아직 사재기라 할 수준은 아니지만, 구매 수요가 분명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원도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강릉 가뭄 대응 수준을 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로 격상했다. 강릉시는 9월 1일 가뭄 대응 2차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실질적인 해결책이 부재한 상황이다. 정부와 지자체, 전문가들이 중장기적 방안을 논의하고 있음에도 단기적 해법은 하늘의 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격일제 급수나 단수 같은 최악의 상황으로 가지 않도록 운반 급수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피해를 줄이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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