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안세영까지 이겨놓고... 결승전 올라가더니 '허망한 패배’
2025-09-0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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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구치 금메달, 천위페이 은메달, 안세영 동메달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을 완파한 세계랭킹 4위 천위페이(중국)가 허망하게 패배하며 2025 배드민턴 세계개인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우승컵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에게 내줬다. 천위페이는 안세영을 꺾으며 결승에 올랐지만 야마구치의 압도적인 경기력 앞에 무너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아디다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5 배드민턴 세계개인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5위인 야마구치가 천위페이를 2-0(21-9, 21-13)으로 완파하며 37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야마구치는 2021년과 2022년 2연패에 이어 개인 통산 3번째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하며 스페인의 카롤리나 마린(2014, 2015, 2018)과 함께 여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다. 이 승리로 야마구치는 천위페이와의 상대 전적도 22승 13패로 더 벌렸다.
세계랭킹 4위와 5위의 맞대결로 치열한 경기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일방적이었다. 천위페이는 전날 4강전에서 안세영을 2-0(21-15, 21-17)으로 꺾으며 안세영을 저지했지만 결승전 모습은 전혀 달랐다. 4강전 2세트 도중 발목 부상을 입은 여파로 천위페이는 결승에서 평소의 날카로운 공격과 수비를 보여주지 못했다. 프랑스 현지 매체 르 파리지앵은 “천위페이가 안세영을 꺾은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야마구치의 완벽한 경기 운영에 압도당했다”고 전했다.
1세트 초반 1-2로 뒤지던 야마구치는 순식간에 9포인트를 연속으로 따내며 10-2로 역전했다. 이후 흐름을 완전히 장악한 야마구치는 강력한 스매시와 정교한 드롭샷으로 천위페이를 몰아붙이며 21-9로 첫 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에서는 중반까지 11-10으로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지만, 야마구치가 5포인트를 연속으로 뽑아내며 16-10으로 앞서 나갔다.
천위페이는 끝까지 반격을 시도했지만 야마구치의 안정된 수비와 빠른 코트 커버링에 막히며 21-13으로 경기를 내줬다. 한 매체는 “야마구치가 천위페이의 약점을 정확히 공략하며 단 한순간도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야마구치와 천위페이는 안세영의 숙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둘 다 안세영과의 상대 전적에서 14승 13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안세영은 2023년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배드민턴계를 뒤흔들었지만 이번 대회 4강에서 천위페이에게 패하며 2연패에 실패했다.
천위페이는 안세영을 상대로 강력한 스매시와 빠른 발놀림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결승전에서는 부상 여파와 야마구치의 완벽한 경기 운영에 무너졌다. 배드민턴 전문 매체 배드민턴플래닛은 “천위페이가 안세영을 꺾은 기세를 결승에서 이어가지 못한 것이 아쉬운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동메달에 그쳤지만 존재감은 여전히 강렬했다. 안세영은 4강전에서 천위페이에게 패하기 전까지 이번 대회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의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을 2-0(21-12, 21-14)으로 가볍게 제압하며 안정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프랑스 스포츠 매체 레퀴프는 “안세영이 천위페이에게 패했지만 그의 경기력은 여전히 세계 최정상급”이라고 호평했다.
야마구치는 이번 우승으로 일본 배드민턴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2021년과 2022년 연속 우승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잠시 주춤했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파리 현지 매체 르 피가로는 “야마구치가 천위페이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파리에서 일본 배드민턴의 위력을 입증했다”고 보도했다. 야마구치는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천위페이 같은 강적들을 이기고 우승해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