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미쳤는데…첫방 8% 찍더니 시청률 곤두박질친 '한국 드라마'
2025-09-0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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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캐스팅에도 시청률 하락 중인 드라마
화려한 출연진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주말 드라마가 첫 방송 직후 가파른 시청률 하락세를 보이며 자체 최저 시청률을 찍었다.

1일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코리아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방송된 KBS 2TV 주말 미니시리즈 '트웰브' 4회는 전국 기준 3.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회차인 3회 시청률 4.2%보다 1.1%포인트 떨어진 자체 최저치로, 첫 방송 이후 3회 연속 하락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1회 방송에서 8.1%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올해 KBS에서 선보인 미니시리즈 중 가장 높은 오프닝 성적을 거뒀었다. 하지만 2회차부터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으며 5.9%, 3회 4.2%, 4회 3.1%까지 매회 시청자들이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tvN의 '폭군의 셰프'와 비교하면 상황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폭군의 셰프'는 첫 방송에서 4.9%로 '트웰브'에 뒤졌지만, 이후 6.6%, 7.6%, 11.1%로 회차를 거듭할수록 상승 곡선을 그리며 완전히 다른 궤적을 보여주고 있다.
'트웰브'는 동양의 12지신 전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액션 히어로 드라마다. 인간 세상을 지키기 위해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12천사들이 악의 세력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다. 마동석을 필두로 박형식, 서인국, 성동일, 이주빈, 고규필, 강미나, 성유빈, 안지혜, 레지나 레이 등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투입됐다.
마동석이 드라마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 작품은 방송 전부터 상당한 화제를 모았다. '범죄도시' 시리즈로 흥행 보증수표 역할을 해온 마동석의 안방극장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또한 KBS가 수년간 tvN이 독식해온 주말 오후 9시 시간대에 새롭게 편성을 시도하며 정면 승부를 건 의미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기대와 달랐다. 스토리 전개의 아쉬움과 CG의 완성도 문제 등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주인공 태산(마동석)의 과거사를 설명하는 부분이 3회에 걸쳐 길게 이어지면서 극의 흐름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마동석 특유의 '원펀치' 액션에 대한 기대와 달리 설명 위주의 전개가 시청자들에게 지루함을 안겨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시청률 부진은 마동석의 올해 행보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 4월 서현과 함께 출연한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가 77만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다. 극장가에서의 아쉬운 성과를 드라마로 만회하려던 계획이 또다시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트웰브'의 시청률 하락은 기존 편성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드라마에 편성 시간을 내준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는 기존 토요일 오후 9시 25분에서 약 1시간 뒤로 밀리면서 시청률이 하락했다. 지난 8월 30일 방송분에서 4.6%를 기록해 올해 최저 시청률을 찍었다. 편성 변경 전 6~7%대를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그러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분야에서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KBS 2TV 방영 당일 디즈니+에서도 공개되는 '트웰브'는 지난 8월 27일 기준 글로벌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디즈니+ TV쇼 부문 세계 4위, 국내 1위에 오르며 화제성을 증명했다. 또한 디즈니+ '오늘 한국의 TOP10'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등 OTT 플랫폼에서는 선전하고 있다.

마동석은 첫 방송 직후 인터뷰에서 "언젠가는 동양적인 색깔이 담긴 히어로물을 꼭 해보고 싶었는데 '트웰브'가 바로 그런 작품이었다. 12지신 모티브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동양적인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 물론 12지신을 아는 아시아 지역과 K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주목받을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화려한 캐스팅과 관련해서는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합을 맞춘) 이주빈, 고규필 배우를 비롯해 성동일, 박형식, 서인국, 강미나, 성유빈, 안지혜, 김찬형, 레지나 레이 등 이 작품에 참여해준 모든 배우에게 함께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12지신이라는 전설에 기반해 캐릭터가 만들어진 만큼 각 캐릭터에 어울린다고 느낀 배우들에게 출연을 제안했다. 그중 박형식 배우가 맡은 오귀는 난이도가 있는 역할인데 비주얼은 물론 연기적으로도 훌륭히 소화해줬다"고 설명했다.
총 8부작으로 제작된 '트웰브'는 현재 절반인 4회까지 방송을 마쳤다. 남은 4회 방송에서 시청률 반등을 이룰 수 있을지, 아니면 용두사미로 끝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마동석이 각본에도 참여한 만큼 후반부 전개에 대한 기대감도 남아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