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 일 냈다…분당 최고 시청률 11%까지 찍고 지붕 뚫은 '한국 드라마'
2025-09-0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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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그림자를 드러내는 법정 드라마의 힘
입소문을 타더니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 드라마가 있다.

바로 JTBC 토일드라마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이하 '에스콰이어')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에스콰이어' 10회 방송에서는 수도권 9.9%(이하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9.1%의 유료가구 시청률을 기록했고, 분당 최고 시청률은 11%까지 치솟았다. 2049 타깃 시청률 역시 수도권 3%, 전국 3.1%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강세를 입증했다.
해당 회차 중심에는 강효민(정채연)의 변화가 있었다. 과거 학폭 장면을 외면했던 방관자로 남았던 그는, 학폭 피해자 출신 의뢰인의 변호를 맡으며 진정한 변호사로 거듭났다. 살인 사건 피고인이 자신을 변호사로 지목하고 “당신 책임도 있다”는 말을 남긴 순간, 강효민은 충격에 빠졌다. 사건과 직접적인 접점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학창 시절 자신이 침묵했던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죄책감을 마주하게 됐다.
의뢰인은 학폭으로 자퇴했고, 이번에 사망한 인물이 과거의 가해자라고 밝혔다. 결국 강효민은 피해자의 엄마(윤유선 분)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도 침묵으로 방조했던 과거를 인정하게 됐고, 의뢰인 앞에서 진심으로 사과했다. 강효민은 사건을 법리적으로 쪼개며 변론을 이어갔다. 살인죄 성립 요건인 고의성을 부정하며, 첫 폭행은 상해에 그쳤고 사망은 도주 과정 중 피해자의 무단횡단으로 인한 교통사고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집중 부각했다. CCTV와 증거 자료를 통해 피해자가 평소에도 교통법규를 위반해왔음을 입증했고, 과거 학폭 영상과 평범했던 의뢰인의 모습까지 공개하며 양형 참작을 요청했다. 판사는 살인죄 대신 상해와 과실치사만 인정했고, 의뢰인은 처음으로 변호사에게 미소를 보냈다.


'에스콰이어'가 빠른 시간 내 시청자를 끌어모은 이유는 뚜렷하다. 그 인기 요인 등에 대해 알아보자.
매 회차 부제를 통해 아동학대, 데이트폭력, 학교 폭력 등 현실적이고 민감한 사회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법정물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인간적 서사를 더해 차별화된 흡입력을 보여준다.
악인들이 법의 허점을 악용하는 순간, 주인공들이 이를 역이용하며 사건을 뒤집는 장면은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준다. 정의 구현이라는 설득력 있는 메시지 역시 몰입도를 높인다.
이진욱(윤석훈 역), 정채연(강효민 역)을 비롯한 출연진들이 각자 캐릭터에 녹아들며 긴장감을 이끈다. 특히 선배와 후배 변호사의 관계, 신입 변호사 성장 서사가 감정선을 풍부하게 만든다.
국내에서는 방영 4회 만에 시청률 8%를 돌파했고, 10회에서 분당 최고 11%까지 도달했다. 해외에서도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에 진입하고, 47개국 이상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K-드라마 법정물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현실적 이슈를 정면으로 다루는 만큼, 일부 회차에서는 피해자 관점이 부족하거나 감정적 마무리에 치중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사건 너머 사회 구조의 문제를 드러내려는 시도 자체는 신선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에스콰이어'는 단순한 법정 드라마를 넘어, 개인 책임과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질문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 11%라는 기록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에 몰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앞으로 남은 회차에서 어떤 사회적 의제를 던질지가 관전 포인트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