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 많은데 아저씨가... 짧은 치마 입으니 이런 일까지 겪네요”

2025-09-0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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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치 출근녀 “사무실서 괜히 개그 던지는 남직원들”

치마 입은 여성 자료 사진. / Pixel-Shot-shutterstock.com
치마 입은 여성 자료 사진. / Pixel-Shot-shutterstock.com

여학생들 사이에서 시작된 '짧치(짧은 치마)’ 문화가 직장 여성들의 출근룩으로 진입하는 모습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녀 A 씨는 1일 회사에 짧치를 입고 출근하면서 달라진 분위기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했다.

그는 “버스에 빈자리가 많은데도 굳이 아저씨가 내 옆자리에 앉거나, 내 뒷자리에 남성 승객이 따라 앉는 경우가 많았다”며 출근길부터 미묘한 변화를 느꼈다고 했다.

회사에서도 차이는 분명했다. “남직원들이 괜히 개그(웃기지는 않지만)를 던지거나 평소보다 친절하게 대해주는 게 확실히 느껴졌다”며 짧치가 불러온 사회적 반응을 예찬 조로 이야기했다.

짧치는 원래 여학생들 사이에서 치마의 불편함을 대체하는 아이템이었다. 짧으면 짧을수록 ‘세련돼 보인다’는 인식이 따라붙으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 흐름은 자연스럽게 사회 초년생과 직장인에게 이어졌다. 특히 복장 자율화가 확대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짧치는 여름 패션의 하나로 시도되고 있다.

한 패션 칼럼니스트는 “학생 때부터 몸에 익은 복장이 직장 생활에도 그대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짧치는 단순히 시원한 여름 패션을 넘어 세대 정체성을 드러내는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교복 입은 여학생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교복 입은 여학생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짧치는 짧은 치마의 줄인 말로, 보통 60㎝ 정도 길이의 치마를 30㎝ 내외로 짧게 수선한 것을 말한다. 짧치보다 더 짧은 치마는 '똥치(엉덩이가 보일 정도의 치마)’라는 은어로 통용된다.

하지만 짧치 문화가 직장으로 확산되면서 불편한 시선과 부작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부 직장녀들은 "옷차림 하나 때문에 괜한 관심과 시선을 받는다"며 곤란함을 토로한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짧치 입고 갔더니 팀장이 농담을 던져 불쾌했다”, “편하려고 입은 건데 하루 종일 평가받는 기분이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직장 내 성희롱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짧치 출근이 한국 직장 문화에서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일시적 유행으로 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학생 세대에서 직장 세대로 이어진 이 문화가 우리 사회 복장 규범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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