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때 부터 먹던 보양식인데…전 세계서 한국인만 즐기는 '뜻밖의 음식'

2025-09-0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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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는 오래된 보양식
해외에서는 음식 모습에 놀라

처음 본 외국인들은 당황하거나 놀라지만 한국인에게는 오래전부터 먹던 보양식이 있다.

산낙지 자료사진 / successo images-shutterstock.com
산낙지 자료사진 / successo images-shutterstock.com

살아 있는 채로 접시에 오르는 낙지. 다리가 꿈틀거리고 빨판이 접시에 달라붙는 모습에 외국인들은 당황하고, 일부는 눈을 질끈 감는다. 하지만 한국인에게 산낙지는 오래된 보양식이자 소주 한 잔과 어울리는 별미다. 살아 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행위 자체가 낯설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오히려 그 신선함을 즐기는 식문화로 자리 잡았다.

■ 산낙지의 유래와 먹는 방식

산낙지는 이름 그대로 살아 있는 낙지를 날것으로 잘라낸 뒤 바로 먹는 요리다. 주로 참기름과 소금장을 곁들여 낙지의 감칠맛을 살리고, 고소한 맛을 더한다. 오래전부터 서해안 지역, 특히 인천·경기·충남 지역을 중심으로 식재료로 사용돼 왔으며, 신선한 해산물을 곧바로 소비할 수 있는 갯벌 중심 어촌 문화에서 자연스럽게 발달한 음식이다.

한국인은 낙지 자체를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한다. 산낙지 외에도 낙지볶음, 연포탕, 숙회, 낙지덮밥 등 가공과 조리를 거친 요리가 많다. 그러나 산낙지는 그 중에서도 가장 원초적인 형태의 요리로, 낙지의 탄력 있는 질감과 강한 씹는 맛, 빨판의 독특한 감촉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산낙지 자료사진 / MInSzZ21-shutterstock.com
산낙지 자료사진 / MInSzZ21-shutterstock.com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 살아 있는 낙지를 통째로 삼키는 ‘통낙지’ 스타일은 일부 지역의 특화된 방식이며, 일반적으로는 가위로 잘게 썰어 접시에 올린 후 젓가락으로 집어 먹는다. 이때 빨판이 입천장이나 혀에 달라붙는 감각이 이 음식의 ‘하이라이트’로 여겨진다.

■ 왜 한국만 먹을까?

산낙지는 한국 외 대부분 국가에서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식문화다. 일본은 낙지를 먹기는 하지만 대부분 익혀서 먹고, 중국도 조리 과정을 거치는 편이다. 살아 있는 낙지를 날로 먹는 문화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독특한 식문화의 배경에는 신선도에 대한 집착과 보양식에 대한 인식, 그리고 음식과 용기(勇氣)의 연결이 있다. 과거 한국 사회에서는 힘이 부족할 때 산 것에서 생기를 얻는다는 민간요법적 믿음이 있었고, 낙지는 그 대표적 대상이었다. 낙지는 타우린 함량이 높고, 철분·단백질·무기질도 풍부해 기력 회복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체력 저하와 여름철 더위에 대비하는 보양식으로 산낙지를 찾는 이들이 많았다.

외국에서는 산낙지를 두고 "잔인하다", "생명 존중에 반한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살아 있는 동물을 식탁 위에 올리는 것을 법적으로 제한하고 있기도 하다. 반면 한국에서는 살아 있는 낙지를 먹는 것을 ‘신선한 재료를 즉시 즐기는 문화’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

■ 한국인의 식문화 산낙지

산낙지 자료사진 / Na Nok-shutterstock.com
산낙지 자료사진 / Na Nok-shutterstock.com

오늘날 산낙지는 여전히 시장이나 횟집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별미다. 인천, 안산, 대전, 목포 등지의 낙지 전문 음식점에서는 여름철이면 산낙지를 찾는 손님들로 붐비고,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독특한 경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안전성과 동물복지 논란은 여전히 존재한다. 낙지의 빨판이 기도에 달라붙을 경우 질식 위험이 있는 생식이라는 점에서,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의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산낙지로 인한 기도 폐쇄 사고는 간헐적으로 보도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낙지는 한국인의 식문화 안에 깊게 뿌리내린 음식이다. 지금은 과거처럼 보양식 이미지보다는, ‘특별한 날 먹는 별미’ 혹은 ‘용기 있는 사람만 도전하는 음식’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유튜브나 해외 방송에서도 산낙지를 먹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며, 그 독특함이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소비되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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