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문화도시' 첫해 맞은 세종, 기념행사는 풍성
2025-09-02 14:33
add remove print link
한글날 맞아 전국적 행사 잇달아 개최…상징성과 축제성 부각
청소년 문해력 저하 문제, '한글도시' 선언만으로 해결되지 않아

세종시는 1일, 오는 10월 9일 한글날을 중심으로 ‘온 세종에 한글’이란 주제로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세종시가 ‘한글문화도시 원년’을 선포한 첫해로, 상징성을 강조한 행사 기획이 눈에 띈다.
행사의 시작은 9월 1일부터 10월 12일까지 진행되는 ‘2025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와 ‘한글문화특별기획전’이다. 지역 작가 13명을 포함한 39명의 작가가 참여해 ‘그리는 말, 이어진 삶’을 주제로 한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10월 9일 당일에는 시민 참여형 마라톤 ‘2025 한글런’과 'KBS 전국노래자랑 세종시편' 예심이 개최된다. 이어 11일까지는 한글 상품을 전시하는 ‘한글 굿즈 페어’와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도 예정돼 있다.
행사 내용은 예년보다 풍성하고 다채롭지만, 과연 이같은 외형적 이벤트가 한글문화도시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방법인지는 의문이다. 교육부의 '국가 문해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의 문해력은 해마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단순한 문화행사로는 본질적인 언어 해독력과 사고력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는 관내 도서관을 중심으로 청소년 문해력 교실 등도 함께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세부 프로그램 내용과 교육적 효과에 대한 계획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한글문화도시'라는 타이틀이 진정한 언어문화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행사 중심의 단기적 접근보다 교육, 제도, 정책적 연계가 시급하다.
결국 세종시가 보여주는 화려한 행사보다 더 중요한 건 한글을 쓰는 사람들의 실질적인 언어능력이다. 이제는 ‘문화도시’라는 수식어를 넘어, 한글의 가치를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