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이것' 발생할 듯...믿고 싶지 않은 '기상청 발표' 알려졌다

가을을 앞두고 반갑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오는 9월부터 11월 사이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이 절반을 넘어섰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다. 기상청 역시 이를 인용해 우리나라 기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WMO “라니냐 발생 확률 55%”

2일 기상청에 따르면 WMO는 최신 엘니뇨·라니냐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가을 라니냐 발생 확률을 55%로 제시했다. 반면 라니냐도 엘니뇨도 아닌 중립 상태가 유지될 확률은 45%로 집계됐다.

기간을 조금 늦춰 10월부터 12월로 보면 라니냐 발생 확률은 60%까지 소폭 오르며, 중립 상태는 40%로 낮아진다. 사실상 올해 가을 이후 라니냐 가능성이 우세하다는 해석이다.

라니냐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특정 감시구역에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될 때를 말한다. 이와 반대로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은 ‘엘니뇨’다. 두 현상 모두 지구 기후 시스템 속 자연스러운 순환 현상이지만, 전 세계 날씨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 기상에 미칠 영향

연합뉴스에 따르면 라니냐가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발생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9∼10월 발생 시: 우리나라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지고, 강수량이 많은 경향을 보인다. 이는 열대 중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면서 북태평양 지역에 비가 적게 내리고, 그 결과 대규모 고기압성 순환이 발달해 남풍이 한반도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결국 고온다습한 기류가 잦아지며 습하고 무더운 가을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11∼12월 발생 시: 반대로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지고 강수량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 동쪽에 저기압성 순환이 발달하면서 북풍이 한반도로 흘러들기 때문이다.

즉, 가을철에는 늦더위와 많은 비, 겨울철로 넘어가면 추위와 건조한 날씨가 예상되는 셈이다.

변수는 여전히 존재

다만 기상학자들은 라니냐가 곧바로 특정 기상 이변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최근 들어 북극해빙 면적 변화, 인도양과 대서양의 해수면 온도 등 다른 기후 인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라니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11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이 많은 사례도 있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라니냐 예측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며 “다른 기후 요소들의 상호작용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생활 속 영향

라니냐가 본격적으로 자리잡을 경우, 우리 생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가을철 장마처럼 많은 비가 쏟아질 경우 농작물 수확과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겨울철 한파 가능성은 난방비와 전력 수급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농업·축산업 분야에서는 날씨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라니냐 발생 여부가 생산량과 가격 변동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예측 신뢰도 높아지는 중”

전문가들은 “라니냐와 엘니뇨는 지구 기후 시스템의 자연스러운 일부”라면서도 “발생 시기와 강도에 따라 지역별 날씨에 뚜렷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라니냐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올가을 그 가능성이 절반을 넘어섰다는 점만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더운 여름이 끝나기를 기대하는 시민들에겐 반갑지 않은 소식일 수 있지만, 기상 변수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