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미리 사둘 걸...일주일 만에 가격 131% 껑충 뛴 '국민 식재료'
2025-09-04 17:49
add remove print link
폭염과 가뭄 여파...일주일 새 가격 급등한 채소
한국인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채소류 가격이 단 일주일 만에 두 배 이상 치솟으며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KAMIS) 집계 결과, 3일 기준 전국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배추 최고 등급(특급) 10kg당 평균 가격은 2만 9281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 대비 131.2% 급등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도 106.3% 오른 상태다.
상급 배추 가격 역시 2만 1181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138%, 작년 같은 달 대비 102% 각각 상승했다.
소매 단계에서도 가격 인상 폭이 만만치 않다. 1일 기준 배추 1포기당 소매가격은 6669원으로 평년 수준을 30~60%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6114원) 대비 9% 오른 가격이며, 7월과 비교하면 83%나 급등한 셈이다.

이 같은 급격한 가격 상승은 올해 여름철 극심한 기상 이변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마른 장마에 이어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면서 주산지 배추 재배에 차질이 빚어졌다.
특히 전국 여름 고랭지 배추 생산량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강원도 강릉 지역에 가뭄까지 겹치며 상황이 악화됐다. 지난달 30일 정부가 강릉시 일원에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동할 정도로 물 부족 사태가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강릉시는 소방차 등 운반급수 차량 71대를 동원해 하루 2130톤의 정수를 공급하고 있다. 지역 내 22개 지방 하천과 저수지에서 하루 1만5600톤의 정수를 확보해 오봉저수지로 투입하는 응급 급수 작업도 진행 중이다.
배추는 통상 파종부터 수확까지 90일의 생육 기간이 필요하다. 7~8월에 심은 배추가 9월 말부터 10월 초 수확되어 가을 배추 출하 전까지 가격을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올해는 이 시기 작황 부진으로 추가 가격 상승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고온 스트레스로 인한 배추 생육 저하도 문제다. 제대로 자라지 못해 하급품으로 분류되면 대형 포장김치 제조업체들의 구매 기준에 미달하게 되고, 이는 상급 배추 가격 급등으로 이어진다.
더위로 인한 무름병, 씨스트선충 등 병해충 발생도 수확량 감소 요인이다. 작년에도 폭염으로 여름배추가 말라버리면서 평년 대비 30% 가량 가격이 오른 바 있다.

올해 여름배추 생산량은 평년 대비 24.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재배면적도 평년보다 23.9% 감소한 상태다. 연작 피해와 선충 발생, 정식기 배추 가격 약세 등이 농가들의 재배 의욕을 떨어뜨린 결과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면서 배추 품질이 상당히 저하됐고 공급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폭염으로 인한 여름철 배추 가격 불안정은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올해 강릉 지역의 극심한 가뭄은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김장철을 앞두고 벌어진 이번 배추 가격 급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가을배추 출하가 본격화되는 10월 중순경까지는 높은 가격대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