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잘못됐다…잡혀선 안 될 곳에서 어획돼 난리 난 한마리 7만원짜리 '수산물'

2025-09-04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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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붉바리, 자바리 등 아열대성 어종도 잡히기 시작해

올해 유독 심했던 폭염으로 전국 바다에서 고수온 현상이 발생해 양식장 등에서 각종 어종의 폐사가 잇따르는 와중에 인천 앞바다에서 과거 잡히지 않았던 어종들이 다양하게 잡히는 일이 벌어져 이목을 끌고 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사용해 만든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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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 바다에서 동해나 제주 등에서 잡히던 무늬오징어와 아열대성 어종이 어획되는 일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경인일보가 지난 2일 보도했다.

인천 옹진군 영흥도에서 20년 넘게 어업을 이어오고 있다는 선장 강 씨는 최근 출항할 때마다 고수온 현상에 따른 어종의 변화를 몸소 느끼고 있다고 매체에 털어놨다.

강 씨에 따르면 몇 년 전 동해와 제주, 남해에서나 볼 수 있었던 무늬오징어가 영흥 앞바다에서 잡히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동해, 남해, 제주 등에서 잡히는 무늬오징어는 한 마리에 7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횟감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어 지난해부터는 아열대성 어종이 어획되기 시작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사용해 만든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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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는 그 빈도가 더 늘어 남해에서 보이던 부시리가 서해 북부에서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에는 아열대성 어종인 붉바리, 자바리, 꼬치고기 등도 잡혔다. 해당 어종 모두 따뜻한 수온을 선호해 원래 제주도 인근에서 잡혀야 한다.

강 씨는 "낚싯배를 수십 년 타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어종을 최근 들어 많이 접하고 있다"라며 "원래 여름에 많이 잡혔던 볼락(우럭)과 농어, 참돔의 출현 빈도는 전보다 줄었고 이를 대신하는 아열대성 어종이 증가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립해양수산과학원도 인천 인근 해역인 서해 북부에서 아열대·열대 어종의 출현을 확인하고 있다.

국립해양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서해 북부에서는 2019년 10월 실전갱이, 2023년 9월 백미돔, 2023년 10월 구갈돔, 2023년 10월 노랑무늬양쥐돔 등이 발견됐다. 동남아 등에 서식하는 해당 어종들은 제주도 연해에서도 드물게 나타난 바 있다.

이처럼 서해에 나타나는 어종의 변화가 눈에 띄게 급격해진 이유는 고수온 때문이다.

최근 57년(1968~2024년) 국내 연근해 평균 표층 수온은 1.58도 상승했다. 해역별로는 동해 2.04도, 서해 1.44도, 남해 1.27도 올랐다.

같은 기간 전 지구 평균 상승 수온은 0.74도로, 국내 수온 상승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흥도와 가까운 자월도 표층 수온은 2021년 6~9월 평균 15.8~24도 정도였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평균 17.6~27도로 급상승했다.

지난달 29일 경남 남해군 미조면 미조로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서 어민이 적조로 집단 폐사한 참돔을 수거하고 있다.  / 독자 제공=연합뉴스
지난달 29일 경남 남해군 미조면 미조로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서 어민이 적조로 집단 폐사한 참돔을 수거하고 있다. / 독자 제공=연합뉴스

최근 남해에서는 2019년 이후 6년 만에 적조가 발생해 양식장의 참돔과 우럭 수만 마리가 폐사했다. 고수온 위기를 겨우 넘겼으나 적조를 피할 수는 없었다.

고수온 현상으로 인한 피해는 서민들의 밥상까지 위협하고 있다. 대표적인 횟감인 광어나 우럭 같은 양식 어종의 가격은 더 뛰었다. 지난달 광어 도매가는 kg당 1만 8875원으로 지난해보다 2000원 이상 올랐고 우럭 도매가 역시 지난해보다 약 9.8% 올랐다.

국민 생선인 고등어와 갈치 가격도 줄줄이 올랐다. 지난달 기준 고등어 한 마리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4% 올랐고 참조기는 30.1%, 갈치는 16.5% 뛰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어류 집단 폐사를 막기 위해 양식장 방류를 독려하고 비축 수산물을 적극적으로 푸는 등 수산물 수급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또 반복되는 이상 기후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 양식 등 첨단 기술 도입 확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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