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7048명만 본 흥행 실패작인데…넷플릭스 공개 직후 '톱5' 휩쓴 19금 영화

2025-09-0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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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선 외면, OTT에선 역주행

극장에서는 실패했지만 OTT에서는 역주행에 성공한 작품이 있다.

영화 '노스맨' 예고편 중 한 장면. / 유튜브 '유니버설 픽쳐스'
영화 '노스맨' 예고편 중 한 장면. / 유튜브 '유니버설 픽쳐스'

복수와 운명, 신화와 인간 비극을 담아낸 로버트 에거스 감독의 실험적 시도가 담긴 영화 '노스맨'에 대한 이야기다.

'노스맨'이 이제야 제대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한국 넷플릭스에 공개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노스맨'은 영화 부문 톱5 순위에 오르며 뒤늦게 빛을 발하고 있다. 이 작품은 2022년 개봉 당시 한국 극장 관객 수가 단 7048명에 그치며 흥행 참패로 기록된 작품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넷플릭스에 공개되자마자 급격히 반응이 달라졌다. 공개 직후 곧바로 영화 부문 톱10에 진입했고, 4일 오후 기준 톱5 안에 이름을 올리며 역주행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극장에서 외면받았던 작품이 OTT 플랫폼에서 새롭게 조명받는 사례가 된 셈이다.

로버트 에거스 감독의 새로운 도전

연출은 '더 위치', '라이트하우스' 등 강렬한 호러 영화로 주목받은 로버트 에거스 감독이다. 그가 이번에는 공포가 아닌 역사 드라마 장르에 도전했다. 시인 숀과 공동 각본을 맡아 고증과 서사를 동시에 살렸으며, 주연은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맡았다. 특히 이 영화는 에거스 감독의 작품 중 최초로 한국에 정식 개봉된 영화이며, 가수 겸 배우 비요크가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영화에 출연했다는 점에서도 화제가 됐다.

'노스맨' 포스터. /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노스맨' 포스터. /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10세기 아이슬란드를 배경으로 한 복수극

이야기는 셰익스피어 '햄릿' 모티브가 된 덴마크 전설 속 인물 암레스 설화에서 비롯됐다. 줄거리는 서기 895년 아이슬란드. 어린 왕자 암레스는 아버지 아우르반딜 왕이 삼촌 피욀니르에게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는 복수를 맹세하며 성장해 바이킹 전사가 된다. 수많은 전투와 시련 속에서 예언자를 만나고, 노예 여인 올가와 사랑을 나누며, 가족의 비극과 배신에 맞닥뜨린다. 최종적으로 그는 피욀니르와 결전을 벌이고 복수를 완수하지만, 자신의 목숨을 바쳐 운명적 결말을 맞는다.

영화 테마와 비주얼

'노스맨'은 단순한 액션이 아니라 인간의 운명, 복수, 가족 갈등을 깊게 파고드는 서사극이다. 복수는 주인공의 삶을 지배하지만, 그것이 곧 숙명이자 불가피한 순환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가족과 권력 다툼, 배신의 구조는 서사를 한층 무겁게 만든다. 또한 작품 전반에 바이킹 전사의 문화와 신앙, 북유럽 신화적 상징이 짙게 배어 있다. 원시적이면서도 신화적인 장면들이 교차해,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선 서사적 울림을 준다.

'노스맨' 예고편 중 한 장면. / 유튜브 '유니버설 픽쳐스'
'노스맨' 예고편 중 한 장면. / 유튜브 '유니버설 픽쳐스'

로튼토마토 평가는 이 작품을 '피투성이 복수 서사시이자 숨막히는 비주얼을 갖춘 경이로운 영화'라고 요약했다. 실제로 황량한 아이슬란드의 풍광, 어두운 색조의 미장센, 사실적인 고증이 맞물려 시각적 몰입도가 뛰어나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노스맨'에 "진흙과 불티와 피로 얼룩진 야만적인 세계가 코 앞에서 으르렁댄다"는 한줄평을 남기며 별점 5점 만점에 3.5점을 부여했다.

OTT에서 뒤늦게 터진 인기

극장 흥행 실패 원인은 난해한 서사, 잔혹한 폭력 묘사, 긴 러닝타임 등이 관객 유입을 막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OTT 환경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이 오히려 차별점으로 작용했다. 집에서 편하게 나눠 볼 수 있고, 잔혹하면서도 독특한 비주얼이 장르 팬들에게 강하게 어필한 것이다. 넷플릭스 공개 이후 국내 영화 톱5에 진입한 '노스맨'은 단순히 복수극을 넘어선 비극적 대서사시로 재평가되고 있다.

'§ 음산한 분위기를 담은 한국영화 '4가지' 추천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1. 올드보이 (2003, 박찬욱 감독)

특징 : 한국 복수극의 전범으로 불리는 작품.

분위기 : 어두운 미장센, 긴장감 넘치는 전개, 폭력성과 충격적인 반전.

포인트 : 개인적 복수와 운명의 아이러니가 결합된 서사.

2. 박쥐 (2009, 박찬욱 감독)

특징 : 흡혈귀라는 소재를 차용했지만, 인간의 욕망과 죄책감을 중심으로 풀어냄.

분위기: 음울하고 불길하며, 종교적 상징과 도덕적 딜레마가 교차.

포인트 : 복수극보다는 죄·구원·욕망의 충돌이 핵심.

3. 악녀 (2017, 정병길 감독)

특징 : 강렬한 액션과 피의 복수가 결합된 장르 영화.

분위기 : 암울하면서도 폭발적인 에너지. 잔혹하고 스타일리시한 연출.

포인트 : 주인공이 자신의 과거와 싸우며 펼치는 액션 중심 복수극.

4. 비밀은 없다 (2016, 이경미 감독)

특징 : 가정과 정치적 배경 속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배신과 미스터리.

분위기 : 차분하게 시작해 점차 음산한 긴장감이 고조됨.

포인트 : 노골적 액션보다는 심리적 압박과 인물 관계의 붕괴에 집중.

유튜브, 유니버설 픽쳐스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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