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격…연일 폭등하더니 추석 전 역대급 가격 경신하게 생긴 '필수 식재료'
2025-09-0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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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폭염으로 생산량 대폭 하락한 영향 커
추석 성수기 때 수요 늘어나며 가격 오를 전망
폭염으로 달걀 산지 가격이 치솟으며 지난달에 이어 달걀 수요가 많은 추석을 앞둔 이번 달에도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곧 달걀 한 판이 무려 8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5일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달걀 산지 가격(특란 10개 기준) 1941원으로 전년 대비 20.1%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 평균값인 평년 가격 1607원과 비교해 20.8% 높은 수준이다.
이는 올여름 이어진 폭염으로 달걀 생산량이 대폭 하락한 영향이 크다. 폭염이 발생하면 폐사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국내 양계장 대부분은 폐쇄형 구조라 열이 잘 배출되지 않는 데다가 닭은 자체 체온 조절 기능도 없어 폭염이 닥칠 경우 폐사 확률이 올라간다.
실제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지난 2일까지 폐사된 가금류는 총 169만 6400마리에 달한다.
농업관측센터는 이달의 경우 산란계 사육 마릿수가 7929만 마리로, 전년 대비 1.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달걀을 생산할 수 있는 6개월령 이상 마릿수도 5741만 마리로 전년 대비 0.8%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이달 일평균 달걀 생산량은 4900만 개로 전년(4953만 개) 대비 1.1% 감소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달걀 공급은 줄어드는 반면 추석 성수기 때 수요가 늘어나면서 당분간 가격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

농업관측센터는 이달 달걀 산지 가격(특란 10개 기준)이 최대 1950원으로 지난달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관측한다. 이어 오는 10~11월에는 추석 성수기 이후 수요가 감소하고 새로운 산란계가 달걀을 생산하면서 달걀 가격이 약 1900원으로 소폭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평년 기준 10~11월 가격(1598~1611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300원가량 높은 편이다.
유통업계에서는 그간 폭등한 달걀 소비자 가격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달걀 한 판(30개·특란) 소매 가격은 7241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앞으로 8000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제주는 이미 8000원을 넘어선 8183원을 기록한 지 오래다. 세종은 7980원, 울산은 7961원으로 벌써 8000원에 육박한다.
이런 와중에 대형마트는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통해 달걀 가격 낮추기에 나섰다. 일괄 5000원대로 달걀 한 판을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는 오는 7일까지 '알찬란 30구(대란)'를 5980원에, 롯데마트는 5일 하루만 '행복생생란(대란·30입)'을 5990원에 판매한다.
대형마트의 이런 달걀 행사 가격은 원가에 가까운 수준이다.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달걀(30개·특란) 산지 가격은 5820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이렇게 달걀 가격이 치솟으며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지난달부터 '주간 계란 수급 정보' 서비스를 시작했다. 생산·유통·소비의 모든 단계를 아우르는 정보를 정기적으로 제공해 농가·유통업체·소비자 모두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달걀 산업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주간 계란 수급 정보'는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축산유통정보 다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그간 달걀의 전일 거래가격만을 발표해 왔다. 다만 현장에서는 가격 기준 설정을 위한 종합적 수급 데이터 공개 필요성이 제기돼 온 바 있다.
이에 따라 새로 제공되는 '주간 계란 수급 정보'는 주간 생산 동향, 유통 동향, 마트 판매 동향 및 계획으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농가는 출하 계획 수립과 가격 협상에 활용하고 유통 업체는 매입 시점·물량 조절·재고 관리 전략을 마련할 수 있다. 소비자 역시 가격 변동 요인을 이해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

과일에 고기에, 안 오르는 게 없네…'엎친 데 덮친 격'
추석이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난감하기만 한 소식이다. 과일도 채소도, 하다못해 쌀까지 대부분의 필수 식재룟값이 대폭 올라 장바구니에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7% 올랐다. 소비자물가는 6월부터 두 달간 2%대를 기록하다가 3개월 만에 1%대로 내려갔다.
1%대로 내려간 데는 SK텔레콤의 통신 요금 일시 인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휴대전화 요금은 전년 동월보다 21.0% 급락했는데 이는 코로나 팬데믹 때 전 국민에 통신비 2만 원을 지원했던 2020년 10월 이후 최대 폭이다. SK텔레콤은 해킹 사태로 대규모 가입자 이탈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지난달 한 달간 전체 가입자의 통신 요금을 절반 할인하는 혜택을 제공했다.
다만 먹거리 물가는 급등했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치다. 특히 수산물은 1년 전보다 7.5% 올라 2023년 2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축산물도 7.1% 뛰어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다.
특히 전년 동월 대비 가장 상승폭이 큰 품목은 찹쌀(45.6%)로 나타났다. 그 외에 복숭아(28.5%), 고등어(13.6%), 쌀(11.0%), 돼지고기(9.4%), 국산 쇠고기(6.6%) 등도 상승했다. 가공식품은 4.2%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한 과일류 중 사과, 배는 폭염에 따른 생육 지연으로 출하가 늦어졌다. 배추는 지난달 하순 폭염으로 출하량이 일부 감소했지만 정부 가용 물량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시장에 공급해 가격이 안정적인 상황이다.
쌀은 햅쌀 출하를 앞둔 상황에서 재고가 부족한 산지유통업체의 경쟁이 심화해 전년 동월보다 11% 상승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정부양곡 3만t을 대여 방식으로 산지 유통업체에 공급 중이다. 이 쌀은 이달 중으로 전량 시중에 방출된다. 이뿐만 아니라 정부는 쌀 소비자 가격이 치솟는 데 대응해 할인 지원을 20kg당 3000원에서 5000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축산물은 한우의 기저 효과, 돼지고기 국제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전년 동월보다 7.1% 상승했다. 농식품부는 추석 성수기 한우 공급량을 확대하고 한우자조금·한우협회·농협 등과 협력해 한우를 30~50% 저렴하게 판매하는 '소 프라이즈 할인 행사'도 5일까지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