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 아닌 공격” 트럼프, 미국 국방부 이름 '전쟁부'로 명칭 변경 추진
2025-09-0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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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방부 명칭 변경 행정명령 서명 예정
전쟁부는 1947년까지 사용된 미국 국방부의 옛 이름
미국 국방부가 70여 년 만에 옛 이름인 전쟁부로 되돌아갈 전망이다.

미국 폭스뉴스 등 현지 언론은 4일(현지시간)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방부 명칭을 ‘전쟁부(Department of War)’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을 5일 서명한다고 보도했다. 행정명령에는 미국 국방부의 보조 명칭 가운데 하나로 전쟁부를 승인하고 추후 입법과 행정 절차를 거쳐 공식 명칭을 교체하는 계획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국방부라는 이름이 지나치게 방어적이라고 지적하며 전쟁부로 되돌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왔다. 그는 “나는 단순히 방어만 하고 싶지 않다. 공격도 원한다”고 강조했고,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자리에서는 “일주일 내로 국방부를 예전과 같은 공격적인 명칭으로 되돌릴 예정”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나토(NATO) 정상회의에서는 피트 헤그세스 장관을 “전쟁부 장관”이라고 부르며 전쟁부라는 이름이 군의 본질을 더 잘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가 1·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을 때 부처 이름은 전쟁부였다”며 “그 시절은 미국이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던 때”라고 강조해 명칭 변경 추진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군의 임무를 방어 중심에서 공격 중심으로 재정의하려는 그의 공약과도 맞닿아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도 신임 장교 대상 연설에서 “내일은 약간 다른 직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하며 개편 가능성을 직접 시사했고 이후 자신의 SNS에 “전쟁부(DEPARTMENT OF WAR)”라는 문구를 올리며 호응했다.
전쟁부는 미국이 1789년 국방 체계를 정비할 당시 사용하던 부처 명칭이다. 1947년 개편 전까지 육군과 공군이 전쟁부 소속이었으며 해군은 별도의 해군부가 관리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전쟁부를 폐지하고 육군과 공군을 분리하면서 국방부가 새로 만들어졌고 1949년부터 지금의 명칭이 자리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이번 변경은 미국이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던 시절의 기억을 환기시키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뒤따른다.
다만 행정명령만으로는 명칭을 완전히 바꿀 수 없다는 법적 한계도 거론된다. 국방부는 의회가 제정한 법률에 의해 설립된 기관이기 때문에 정식 명칭을 개정하려면 의회의 입법 절차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백악관은 우선 국방부의 부수 명칭으로 전쟁부를 승인하는 방식으로 행정명령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월권 논란을 피하면서도 정치적 메시지를 강조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