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바로 다음…파리·도쿄 제치고 식재료값 비싼 곳으로 꼽힌 국내 '이 지역'

2025-09-0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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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시드니, 홍콩보다도 비싼 것으로 나타나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커피 가격도 미국과 일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서울의 식료품 물가가 런던, 도쿄, 시드니 등 세계 주요 대도시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 / 뉴스1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 / 뉴스1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휴대전화 요금 일시 인하 영향으로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1.7%를 기록했지만 농축수산물 가격은 4.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한 수치다.

특히 수산물은 1년 전보다 7.5% 오르며 2023년 2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을 경신했다. 축산물도 7.1% 뛰며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추석을 앞두고 쌀(11.0%), 돼지고기(9.4%), 국산 쇠고기(6.6%) 등도 상승하며 서민들의 부담을 점점 가중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서울의 식료품 물가가 전 세계의 주요 대도시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글로벌 투자은행(IB) 도이체방크가 전 세계 69개 주요 도시를 조사한 결과, 서울이 전 세계에서 여덟째로 식료품 물가가 비싼 도시로 꼽혔다.

서울보다 식료품이 비싼 도시는 스위스 제네바와 취리히,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시카고, LA뿐이었다. 도쿄, 런던, 싱가포르, 파리, 시드니, 홍콩, 오슬로도 서울보다는 식료품 가격이 저렴했다.

우리나라의 식료품 물가가 높은 이유는 농산물 자급률이 낮아 해외 농산물값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여기에 농산물 유통 구조가 복잡해 유통 비용이 높은 것도 한몫한다.

2022년 기준 한국의 식량 자급률은 49.3%로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속한다. 2021~2023년 밀, 옥수수 등 곡물의 평균 자급률은 19.5%밖에 안 됐다. 이는 20%대 후반인 일본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농산물과 식자재 유통 과정에서 붙는 비용이 커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농산물 구매 가격에서 유통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키는 '유통 비용률'은 1999년 39%에서 2022년 49.7%로 올랐다. 양파의 유통 비용률은 76.3%에 달하며 사과, 배의 유통 비용률도 62.6%, 53.9%나 된다.

서울 시내 한 전통 시장에서 시민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 뉴스1
서울 시내 한 전통 시장에서 시민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 뉴스1

푸드플레이션이 가속하자 정부는 할인 지원 확대에 나섰다.

정부는 20kg당 3000원씩 할인 중인 쌀 할인 지원 금액을 5000원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앞서 농식품부는 최근 쌀 소비자 가격이 상승하자 지난달 1일부터 대형 유통업체와 협력해 쌀 20kg당 3000원 할인하는 행사를 이어왔다. 하지만 오는 11일부터는 할인 폭을 5000원으로 확대한다. 쌀 20kg당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6만 원을 넘겼기 때문이다. 지난 4일 기준 쌀 20kg 평균 소매가격은 6만 454원으로 지난해보다 17.5% 비싼 수준이다.

또 한우의 기저 효과, 돼지고기 국제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7.1% 상승하며 농식품부는 추석 성수기 한우 공급량을 확대하고 한우자조금·한우협회·농협 등과 협력해 한우를 30~50% 할인해 판매하는 '소 프라이즈 할인 행사'를 5일까지 진행한다.

또한 달걀 가격도 1년 만에 8% 오름에 따라 달걀 생산·유통단체 등과 협업해 할인 행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정부는 달걀 산지 가격 급등 원인을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계란 담합 조사는 아직 진행 중"이라며 "협의를 통해 산란계협회가 이번 주 중 가격을 정상화하겠다고 답변해 와서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달걀 가격은 최대 성수기인 추석이 지나서야 1900원 정도의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평년 기준 10~11월 가격(1598~1611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300원가량 높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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