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흉물이었는데… 지금은 연 2만 명 방문객 몰리는 '여행지'
2025-09-0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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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창고·하수처리장·폐교의 재탄생
과거의 기능을 잃고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한 여행지 6곳을 소개한다.

지난 4일 경기관광공사가 성남 물빛정원, 시흥 맑은물상상누리, 평택 웃다리문화촌 등 새롭게 태어난 도내 여행지를 추천했다.
과거 하수처리장의 변신!
탄천과 동막천이 만나는 지점이라서 '두물길'로 불리는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는 독특한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바로 성남 물빛정원이다. 이곳은 30년가량 방치돼 '도시 흉물'로 여겨지던 과거 하수처리장 건물이었으나, 성남시의 결단과 시민 참여 속에 예술 정원으로 탈바꿈했다.
다음 달 7일과 8일에는 '성남물빛정원 뮤직홀' 개관 음악회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뮤직홀 개관을 기점으로 매주 음악회가 열릴 예정이다.

시흥에서도 생활하수를 처리하던 공간이 '맑은물상상누리'라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곳은 하수처리 전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놓은 창의센터, 고깔 모양의 비전타워, 미디어아트 전시관, 수생 정원, 분수대 등을 갖췄다.
내부에는 옛 시설 일부가 그대로 노출돼 마치 영화 세트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실제 관제탑을 그대로 활용한 전망대도 꾸며져 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맑은물상상누리의 대형 가스통이 그래피티 작품으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다. 스페인의 유명 그래피티 작가 2인이 맑은물상상누리의 놀이통 외벽을 캔버스 삼아 개성 가득한 대형 그래피티 작품을 선보인 것이다.
6년간 방치된 폐교가 달라졌다

1945년 개교해 2000년 폐교한 후 6년간 방치돼 있던 학교가 전시장으로 변신했다. 바로 평택시 서탄면 금각리 마을에 위치한 서탄초등학교 금각분교이다.
'웃다리문화촌'으로 이름 붙여진 이곳은 다양한 테마의 문화예술 전시를 선보이는 등 마을 문화공간이 됐다. 특히 책상·칠판·청소함 등 그 시절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교실 풍경이 방문객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연간 2만 5000명이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본관·관사·창고 등이 있는 1만 538㎡(3187평)의 부지엔 공예체험실·세미나실·화장실 등이 새롭게 들어섰고, 본관 내부의 교실 공간은 각각 8개의 전시장으로 탈바꿈했다.
채석장과 창고 건물이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안양 병목안시민공원'은 수리산 북쪽 자락에 자리 잡은 병목안시민공원은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철도용 자갈을 채취하던 채석장이었다. 지금도 공원 한쪽에는 당시에 사용하던 석재 운반용 객차가 세월의 무게를 감당하며 전시돼 있다.
공원 내부에는 황토가 깔린 맨발 산책로를 지나 넓은 잔디마당이 펼쳐지고 그 맞은편에는 시선을 압도하는 인공폭포가 있다. 공원 우측에 있는 캠핑장은 계곡과 울창한 숲에 둘러싸여 웬만한 국립공원 야영장 못지않다.

양주 은현면 봉암길에 위치한 '양주 봉암창고카페'는 비료를 보관하던 과거 농협 창고를 개조한 곳이다. 카페 입구인 파란 철문으로 들어서면 창고였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세련된 카페가 나타난다. 폴딩도어 너머로는 뒷마당이 이어져 봄가을에는 손님이 더 많이 몰린다.
차 종류가 다양하고,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 방문객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 카페를 방문한 누리꾼들은 "가성비가 좋네요", "농협창고가 카페가 됐다니 신기하네요", "작은 규모가 오히려 봉암마을과 잘 어울리네요" 등의 후기를 남겼다.
마지막으로 일산역 바로 옆에 자리한 '일산문화예술창작소'는 베이지색 페인트 외벽과 익숙한 농협 마크가 돋보이는 공간이다. 한때 농협 창고였던 이곳의 내부로 들어서면 한쪽 벽면에 '일산 옛 사진전' 안내판과 사진들이 걸려있다.
구멍가게, 약국, 사진관의 옛 거리 모습과 포장되지 않은 도로 풍경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 공간은 대관 형식으로 유지되며 주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활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