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간다면 꼭 들러야… 단 12일만 열리는 궁궐 속 '비밀의 공간'
2025-09-05 11:27
add remove print link
창덕궁 희정당 16~27일 특별 공개
조선 시대 임금의 집무실이자 그동안 출입이 제한됐던 창덕궁 희정당이 특별 공개된다.

임금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던 집무 공간 희정당은 오랫동안 외부인의 발길이 닿지 못한 채 보존되어 왔다. 가을을 앞두고 궁궐을 찾는 이들은 이제 왕의 집무실로 들어서 조선의 정치와 문화가 살아 숨 쉬던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된다. 화려한 오얏꽃 장식과 함께 시대의 흔적을 간직한 전각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감각을 선사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는 오는 16일부터 27일까지 매주 화~토요일 하루 두 차례, ‘창덕궁 깊이보기, 희정당’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5일 밝혔다. 관람은 오전 10시와 오후 4시 두 번 진행되며 약 60분간 해설과 함께 이뤄진다.
희정당은 조선 시대 왕과 왕비의 생활 공간이자 왕의 집무실로 사용된 전각으로 ‘밝은 정치를 베푼다’는 뜻을 지닌다. 화재로 네 차례나 소실되었다가 1920년에 다시 세워졌고, 당시의 전통 건축 양식에 근대 문물이 더해지며 독특한 면모를 갖추게 됐다. 현재는 대한제국 황실의 상징인 오얏꽃 문양이 곳곳에 남아 있어 후대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번 내부 공개는 복원 사업의 성과를 시민과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2019년부터 지붕과 마루, 창호, 벽지, 카펫, 전등 등 다양한 요소가 당시의 모습으로 되살아났고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들은 국가유산해설사의 안내와 함께 그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단순한 관람이 아닌 복원과 연구의 맥락까지 아우르는 체험이 되는 셈이다.


희정당 중앙접견실에는 해강 김규진이 남긴 총석정절경도와 금강산만물초승경도의 모사도가 걸려 있다. 원작은 현재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에서 전시되고 있으며 금강산을 주제로 한 궁중 회화는 드물어 당시 시대상을 전하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관람은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회차당 24명 이내 무료로 진행된다. 단, 창덕궁 입장료는 별도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9월 8일 오후 2시부터 10일 오후 5시까지 창덕궁관리소 누리집 통합예약에서 사전 응모해야 한다. 추첨으로 선정된 당첨자는 9월 11일 오후 2시 이후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개별 문자 안내도 발송된다.
창덕궁관리소는 이번 프로그램이 궁궐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시민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국민이 국가유산의 소중함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창덕궁은 낮뿐 아니라 밤에도 특별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창덕궁 달빛기행’으로, 궁궐 곳곳을 산책하며 전통공연과 야경을 함께 즐길 수 있어 매 시즌마다 높은 인기를 얻는다. 올해 하반기 행사는 다음 달 4일부터 10월 26일까지 이어지며, 사전 예매를 통해서만 입장이 가능하다.

희정당 특별 관람이 진행되는 같은 시기, 창덕궁은 야간에도 색다른 프로그램을 마련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대표적인 행사가 ‘창덕궁 달빛기행’으로, 어둠이 내려앉은 궁궐을 따라 걸으며 전통 공연과 해설을 함께 즐길 수 있어 매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달빛기행은 단순한 야간 개방을 넘어 궁궐의 건축미와 조경, 조선 왕실의 이야기를 음악과 춤으로 곁들여 체험하는 고품격 행사다. 예매는 사전 추첨제로만 가능해 티켓팅 경쟁이 치열하지만, 운 좋게 당첨된다면 희정당 관람과 함께 창덕궁의 낮과 밤을 모두 경험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