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력 폭발… 독도서 두 달 만에 80마리 포획된 ‘생태계 교란종’

2025-09-0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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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환경청장, 독도 찾아 외래종 집쥐로 인한 생태계 교란 점검

한 쌍만 있어도 1년 새 460마리까지 불어나는 집쥐가 독도에서 두 달 만에 80마리가 잡혔다

독도.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독도.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대구지방환경청은 독도에서 지난 7월부터 두 달 동안 모두 80마리의 집쥐를 포획했다고 5일 밝혔다. 대구환경청은 울릉군과 협력해 집쥐 포획과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다섯 차례 포획작업으로 성과를 거뒀다.

집쥐는 외래종으로 독도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불청객이다. 2008년 서도의 물골 계단 공사 현장에서 자재를 정리하던 인부들에 의해 처음 목격된 이후 불과 몇 년 만에 섬 전역으로 퍼졌다. 대구대학교 연구진이 집쥐의 유전자 분석한 결과 이들은 울릉도 집쥐와 가장 가까운 특성을 보였는데 울릉도에서 출발한 선박을 통해 독도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람선, 연구선, 경비대 교대선 등 정기적으로 오가는 선박들이 주요 통로로 지목된다. 수영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선박이 독도에 가까이 접근할 때 스스로 섬으로 들어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독도에서 집쥐를 포획하는 모습 / 대구지방환경청 제공
독도에서 집쥐를 포획하는 모습 / 대구지방환경청 제공

작은 체구에도 집쥐의 번식력은 위협적이다. 한 쌍만 남아도 1년에 최대 8번 번식하며 한 번에 612마리의 새끼를 낳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후 23개월 만에 번식이 가능해 단순 계산으로는 1년 만에 최대 460마리로 불어날 수 있다. 현재 독도에는 약 100~150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두 달 동안 80마리를 잡았더라도 개체 수를 억제하기에는 여전히 벅찬 상황이다.

문제는 집쥐가 독도의 고유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바다제비와 괭이갈매기의 알과 새끼를 공격하며 최근 4년간 집단 폐사한 바다제비 81마리 중 90% 이상이 집쥐의 공격에 희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독도 자생 식물도 먹이로 삼아 식물 생태계를 교란한다. 섬에 둥지를 튼 조류와 식물 모두가 동시에 위협받고 있는 셈이다.

피해는 생태계에만 그치지 않는다. 독도 경비대 숙소와 등대의 전선, 통신 케이블까지 갉아먹으며 시설물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단순한 구조물 훼손이 아니라 전력과 통신망 장애로 이어져 근무자들의 안전과 활동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배설물은 렙토스피라, 한타바이러스 등 각종 병원균을 퍼뜨릴 수 있어 공중보건 차원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위험 요인이다.

집쥐는 원래 열대·아열대 지역에 서식하던 종이다. 하지만 인간의 교통망과 물류 흐름을 따라 확산해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 정착했다. 도시, 농촌, 항만, 공항 등 다양한 환경에서 발견되며,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고 잡식성 습성 덕분에 어떤 먹이든 섭취하며 살아남는다. 빠른 번식 속도까지 더해져 퇴치가 쉽지 않다.

집쥐 / 유튜브 '대구MBC뉴스' 캡처
집쥐 / 유튜브 '대구MBC뉴스' 캡처

울릉군은 그간 꾸준히 포획 작업을 해왔지만, 설치류 특유의 번식력 탓에 근본적인 해결은 쉽지 않았다. 한 쌍만 남아도 개체 수는 금세 회복됐다. 이번에 두 달 만에 80마리를 잡은 것은 일정한 성과지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없이는 생태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김진식 대구환경청장은 “독도 생태계 보전을 위해 지속적인 집쥐 관리가 필요하다”며 “올해 사업 효과와 보완사항을 검토해 울릉군 및 유관기관과 협력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구환경청은 이번 포획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모니터링과 포획을 이어가고 장기적인 관리 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유튜브, 대구MBC뉴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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