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소득원 드디어 찾았다…경남서 첫 수확 성공한 신품종 '작물' 정체
2025-09-0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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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수확으로 증명한 품종 전환의 실험
경남은 남해안 해양성 기후 덕에 이른 봄 정식이 가능해 고구마를 7월 말부터 출하해 왔다. 조기 출하가 핵심인 지역 사정상, 후숙을 거쳐야 당도가 오르는 호박고구마보다 수확 직후에도 당도가 확보되는 밤고구마 계열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누적돼 왔다. 이러한 재배 현실을 반영해 경남농업기술원은 2017년부터 지역 맞춤형 신품종 육성에 착수했고, 6년의 선발·고정 과정을 거쳐 현장 적응력과 상품성을 동시에 갖춘 새로운 종을 개발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신품종 '진다미'다. 진다미라는 이름에는 진주에서 만든,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고구마라는 의미가 담겼다. 개발 배경과 명명 절차 모두 지역성·대중성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5일 경남 창원특례시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경남농업기술원에서 육종한 신품종 고구마 진다미 첫 수확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진다미는 조기 재배에서 수량성이 높은 다호미와 밤고구마 특유의 식감·풍미로 평가받는 진율미를 교배해 얻은 품종이다. 교배 조합 목표는 명확했다. 초세가 빠르고 이른 시기부터 수량을 끌어올리되, 후숙 의존도를 낮추고 수확 직후에도 일정 당도와 밤고구마의 분질 식감을 확보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선발 과정에서 덩굴쪼김병과 선충에 대한 저항성도 함께 검토해 현장 병해 리스크를 낮췄다. 결과적으로 조기 재배 수량, 기본 맛의 균형, 병해 스트레스 저감이라는 세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개량 포인트가 확보됐다.
품종 개발만으로는 시장 안착이 보장되지 않는다. 경남농업기술원은 통영 욕지도, 고성, 밀양 등 지역 생육 조건이 다른 시험지에서 농가 실증을 진행했다. 실증 단계에서는 묘 활착, 초세 유지, 비대기 온도·수분 반응, 수확 후 외관과 균일도, 저장성과 맛의 일관성까지 확인했다. 실증 결과가 확보되면서 내년부터 본격 보급을 시작하는 일정이 잡혔다. 지역별 파종·수확 캘린더에 맞춘 보급 체계가 병행돼야 하므로, 초기에는 종서(씨고구마) 공급과 기술지도에 방점이 찍힌다.
창원특례시 농업기술센터는 의창구 북면 일원 2.4㏊에 올 5월 중순 진다미를 정식했고, 최근 첫 수확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파종에서 수확까지 생육 일정은 경남 조기 재배 표준에 부합했고, 선발 기준으로 제시된 수량성·상품성 항목이 농가 현장에서도 재현됐다. 이번에 수확한 물량은 내년도 종서로 우선 활용한 뒤 일반 판매를 진행하는 계획이 확정됐다. 종서 확보를 우선한 이유는 보급 첫해 품종 순도를 유지하고, 농가 확대 재배에서 변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경남 조기 출하 체계에서 품질 평가는 수확 직후 당도·식감이 좌우한다. 진다미는 밤고구마 계열의 분질 식감과 기본 당도를 수확 직후부터 끌어올리도록 개량돼 후숙 대기 기간을 짧게 가져갈 수 있다. 이는 7~8월 여름 장세에 맞춰 빠르게 물량을 내야 하는 산지·도매 현장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수확 직후부터 일정 맛이 나오는 특성은 가격 협상에서도 변수로 작동한다. 후숙 창고 회전율, 전력비 부담, 손실률 관리 측면에서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장성이 높은 개량 포인트는 병해충 대응력이다. 진다미는 덩굴쪼김병과 선충에 대한 저항성을 확보해 토양 병해 압력에 취약한 연작지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생육을 보인다. 물론 토양 소독과 윤작은 여전히 기본 전제지만, 저항성이 있는 품종을 선택하면 경감 효과가 나타난다. 경감 폭은 토성·pH·수분 관리 등 농가별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품종 자체의 방어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조기 재배 실패 확률을 낮추는 요소로 작용한다.

경남 남해안 중서부는 전통적으로 조기 물량을 선도해 왔다. 여수권에서 출하가 시작되면 통영·고성으로 연쇄 확산되는 패턴이 형성돼 있는데, 진다미는 통영 욕지도 실증을 통해 도서·연안지의 해풍 환경 적응력도 점검했다. 내륙부인 밀양 실증은 일교차와 배수 조건이 다른 토지에서의 균일도를 확인하는 목적을 띠었다. 산지 분산 검증으로 확보한 데이터는 내년 보급 시 지역 맞춤 재배지도를 구성하는 근거가 된다.
진다미 창원 현장 첫 수확을 담당한 농가는 수량과 맛에서 손에 잡히는 성과를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현장 평가는 감성적 척도가 아니라 판매 단가·회전율·불량률로 환산될 때 의미가 생긴다. 종서 물량이 확보되고 내년 보급이 단계적으로 진행되면, 창원·통영·여수 축을 잇는 남해안 조기 물량 벨트에서 진다미가 고정 품목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생긴다.
경남 재배 현실에서 출발한 맞춤형 개량이 현장 첫 수확으로 검증됐다. 올해 물량은 종서로 우선 전환돼 내년 단계 보급 기반이 된다. 조기 출하 경쟁이 치열한 남해안 시장에서 진다미는 후숙 비용과 병해 리스크를 낮추고, 수확 직후 품질을 끌어올리는 카드로 기능한다. 보급 속도를 관리하고 종서 품질을 지킨다면, 산지 새로운 소득원이라는 목표는 재배·유통 지표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