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때마다 불편하다…서울 지하철 ‘이 민원’ 올해만 6700건 접수

2025-09-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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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까지 민원 6700건 접수
여전히 전체 차량 70%는 안내 개선 안 돼

지하철을 타고 내릴 때 가장 기본적인 안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민 불편이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지하철.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서울지하철.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출근길과 퇴근길, 붐비는 객실 안에서 승객들은 전광판을 바라보다가도 고개를 갸웃한다. ‘이번 역은 어디지? 다음 역은 어디서 내려야 하지?’ 확인하려 해도 전광판에는 공사 로고나 홍보 문구가 길게 이어지고 정작 역명 안내는 몇 초 만에 스쳐 지나가 버리기 일쑤다.

순간을 놓치면 다시 확인할 길이 없어 불안감은 커진다. 특히 만원 지하철에서는 제때 역명을 확인하지 못하면 미리 내릴 준비를 하지 못해 문이 열리자 허겁지겁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둘러 내려야 할 역을 놓칠까 문 앞에서 조급히 묻는 경우도 있다.

특히 안내 방송에 의존하기 힘든 교통약자들에게는 더 큰 불편이다. 소음에 묻혀 방송이 잘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 전광판마저 제 역할을 못하니, 일반 시민들까지 “내릴 때마다 불안하다”는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서울시의회 윤영희 의원(국민의힘·비례)은 지난 3일 교통위원회 임시회 업무보고에서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연간 9000건에 달하는 하차 안내 민원은 일부 교통약자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상 모든 시민이 공통적으로 겪는 불편을 보여준다”며 “하차역 안내 전광판 개선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 지하철 열차 내 행선안내기 정보 표시방식 개선 전(위쪽)과 후의 모습. / 서울시 제공
서울 지하철 열차 내 행선안내기 정보 표시방식 개선 전(위쪽)과 후의 모습. / 서울시 제공

서울교통공사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접수된 하차 안내 민원은 매년 7000~9000 건에 달한다. 올해 역시 7월까지만 6700건이 접수돼 연말까지는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현재 서울 지하철 전체 3667칸 가운데 개선 대상 차량은 2778칸이며, 이 중 실제 개선이 이뤄진 것은 1094칸에 불과하다. 개선율은 30%에 머물러 여전히 70% 가까운 차량이 불편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공사는 2023년 2호선·5호선·7호선 신형 전동차 550칸을 개선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634칸을 추가 개선했다. 그러나 시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여전히 부족하다. 게다가 지난 6월 개선을 완료한 2호선 200칸에서는 간헐적으로 안내 문구가 멈춰버리는 고정 표출 현상이 발생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윤 의원은 “수천억 원이 투입된 사업에서도 ‘이번 역이 어디인지’조차 확인하지 못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신형 전동차 도입 시점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교체 등 단기 대책으로 모든 차량에서 안정적인 안내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구형 차량이라 불가능하다는 말로 손을 놓고 있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시민 불편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도록 단기·중기 로드맵을 세우고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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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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