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트럼프 정상회담 불과 10일 만에... 대굴욕
2025-09-07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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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조 투자 약속 해놓고 굴욕' 지적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각)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 국적자 300명 이상을 포함한 475명을 체포했다. ICE는 "단일 사업장 대상으로는 최대 규모의 집행 작전이었다"라고 밝혔다.
국토안보수사국(HSI) 소속 스티븐 슈랭크 조지아·앨라배마주 담당 특별수사관은 5일 브리핑에서 "어제 국토안보수사국은 법 집행기관들과 협력해 불법 고용 관행 및 중대한 연방 범죄 혐의와 관련해 진행 중인 형사 수사의 일환으로 법원의 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발표했다.
체포된 이들은 국경을 불법으로 넘었거나, 취업이 금지된 무비자 프로그램을 통해 입국했거나, 비자 기간을 초과 체류한 사람들이라고 슈랭크 수사관은 설명했다.
공개된 압수수색 영장에 따르면 초기 목표 대상은 히스패닉 노동자 4명이었으나, 실제로는 한국인이 체포자의 70%를 차지하는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
압수수색 영장은 지난달 31일 발부됐다. 이는 이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 지 불과 엿새 뒤였다. 현대차그룹은 이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 직후 5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사태로 이재명 정부는 전방위적 압박에 직면했다.
이재명 정부는 관세 인하를 위해 미국에 3500억 달러 대미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해당 투자 계획의 핵심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단속이 발생함으로써 정부의 대미 경제외교 전략이 치명타를 입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강조했던 한미 경제 파트너십의 신뢰성이 일부 흔들린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던 이재명 정부로선 불과 10일 만에 벌어진 이례적 단속으로 인해 외교적 성과의 빛이 바랜 상황이다. 실제로 거액의 투자 약속에도 불구하고 자국민이 대규모로 구금되는 굴욕을 당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급습이 미국의 긴밀한 동맹이자 주요 교역 상대인 한국을 흔들었다"고 표현했다.